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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빌딩은 안전한가] <상-③> 엘리베이터도 화재 취약

입력 : 2005-02-28 15:29:00 수정 : 2005-02-28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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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용 대부분 두께얇아
불길·연기차단 전혀못해
국내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방화 성능을 갖추지 않아 안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건물에 불이 나면 화재 시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제외한 일반 엘리베이터는 ‘화재 시 피난운전기능’에 따라 1층으로 이동돼 운행이 정지된다.
이때부터 일반 승강기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화재가 다른 층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독립된 방화구획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건물의 엘리베이터 도어(door)는 방화 성능을 갖추지 않고 있다. 우선 스테인리스 강판의 두께가 수출용보다 훨씬 얇아 불길을 차단하는 방염과 연기를 막는 차연 기능이 거의 없다.
또 부품도 불연성이나 난연성 재질이 아니어서 도어 틈새로 불길이 침투하고 고온에 도어가 쉽게 변형된다.
이에 따라 승강기 통로가 화염과 유독가스의 확산 통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출용 엘리베이터는 전혀 다르다. 방화테스트를 거친 방화 도어를 쓰는데 두께가 일반 도어보다 0.4∼1.3mm가량 두껍다. 또 방염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석고보드나 유리섬유를 보강해 제작한다.
특히 일반 도어는 양 문짝이 닫히더라도 중간에 빈공간이 생기는 ‘ㄷ’자 맞대임 구조이지만, 방화 도어는 깍지낀 것처럼 맞물린 ‘지그재그’형 구조로 화염을 차단하는 성능이 탁월하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방화 성능이 뛰어난 엘리베이터를 수출용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이를 국내에서 거의 채택하지 않는 것은 선진국처럼 방화 도어 설치를 강제하는 국내 법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 고시인 ‘승강기 검사기준’에는 ‘승강로의 벽 또는 출입문은 불연재료로 만들거나 씌워야 한다’고만 규정됐을 뿐 차연성과 내화성 등의 테스트를 거친 도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방화 성능 엘리베이터의 가격이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3∼4배나 비싼 것도 국내 건물에 설치를 꺼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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