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로」는 김정일도 애창하는 노래다. 평양에서 발간된 「외국민요집」에까지 수록되어 실제로는 북한에서 공인된 유일한 남한가요인 셈이다. 그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 5백여개가 2차분 소떼와 함께 북한주민에게 전달된다는 소식이다. 지난번 소를 싣 고 판문점에 갔던 트럭기사가 북한의 운전기사로부터 「최진희 노래가 인 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KBS에 알린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
지금 북한에서는 최진희뿐만 아니라 주현미 혜은이의 노래도 인기다 . 그 가운데서도 「당신은 모르실 거야」「남행열차」「신사동 그 사람」 등은 당간부들이 즐겨부른다고 한다. 물론 남한에서도 북한의 가요인 「휘파람」이 유행된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확산되고 있는 남한가 요에 비하면 거의 유입되지 않는 편이다.
북한에서 만든 영화 「림꺽 정」이 빠르면 8월중 KBS TV에서 방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예술 영화제작소가 만든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념성이나 체제선 전은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배경음악이 혁명가풍이어서 귀에 거슬릴지 도 모른다. 「림꺽정」에 이어 신상옥감독이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도 선 보일 것으로 기대되어 남북한의 대중문화교류는 한걸음씩 진척될 것 같다 .
한때 림꺽정에 나오는 상놈은 비간부이고 양반은 당간부라고 빗대는 북한주민들의 수군대는 소리로 주제가마저 금지했던 적이 있다니까 이 영화에서 이념은 큰 문제가 없는 듯싶다. 대중문화야말로 물리적으로 막 을 수가 없다. 아예 터놓는 편이 바람직하다. 동독에서는 서독에 보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스스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하 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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