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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땅 재벌” 많아 투기의혹/말많은 민자의원 재산공개

입력 : 1993-03-23 07:30:00 수정 : 1993-03-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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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명의까지 동원,전국 곳곳 부동산 소유/민정­공화계가 민주계 보다도 훨씬 더 부자/“잡음” 의식… 공시지가­시가기준 함께 표시도/가난한 의원들 “너무 없어도 오해” 빚도 포함
민자당은 22일 소속의원및 주요당직자 1백61명의 재산을 일괄공개했다.재산공개자는 이미 공개한 김종필대표를 비롯,당3역과 각료 5명을 제외한 소속의원 1백53명과 원외당무위원 8명등 모두 1백61명.
헌정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민자당의원들의 재산공개는 김영삼대통령정부가 표방한 「깨끗한 정치」「투명한 정치」구현을 뒷받침하는 획기적인 조치로 긍정 평가할 수 있다.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에게는 일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계기가 됐을 것이며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축재가능성을 봉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재산공개는 긍정적 측면외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당수 인사들이 상속 사업체운영등과는 관계없이 취득과정이 모호한 엄청난 부동산을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나 투기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이는 그동안 부동산투기에 사회유력인사들도 적극 참여해 왔음을 웅변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재산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축재과정이 청명하지 못하고 부정 또는 투기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이같은 재산내역은 우리사회의 왜곡된 분배구조실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와함께 일부 인사의 경우 공개의 성실성여부등 정직성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재산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킨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재산평가기준이 대부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공시지가 기준시가 과세표준액등으로 신고됐고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골동품 보석 서화등 고액동산은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다.동산이 누락돼 재산총액이 상당히 줄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재산공개에서 재산축적의 정당성여부와는 상관없이 재산이 많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편견은 경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정당한 방법으로 순수한 노력에 의해 재산을 모은 사람도 적지 않고 무조건적인 비난은 재산공개의 기본취지를 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1백61명의 재산평균액은 24억8천2백만원이고 의원 1백53명의 평균재산은 25억5천2백만원으로 이미 공개된 김영삼대통령의 17억7천만원,청와대수석들의 5억5천만원,장관급의 10억3천만원을 훨씬 능가.
특히 계파별로는 민정­공화계에 비해 민주계가 상대적으로 가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민정­공화계가 전통적인 여권출신인데 반해 민주계는 「아스팔트투쟁」에 전념하느라 재산을 모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적었으리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목돈」보다는 「푼돈」이 많았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최고재력가로는 단연 2백77억4천9백만원을 공개한 김진재의원(부산 김정)이며 가장 가난한 의원은 김호일의원(마산 합포)으로 1천3백20만원을 신고.
역대 지주집안으로 독과점업체인 동일고무벨트를 경영하고 있는 김진재의원은 본인재산 1백92억원중 부동산만 1백75억원이고 부인 부친 장남재산까지 합치면 부동산만 2백54억여원.
김의원과 함께 2백억원을 넘는 의원은 쌍마섬유대표인 김동권의원(경북 의성)으로 2백8억원이고 1백억원대를 넘는 의원은 김문기(명주­양양·1백85억6천만원) 최돈웅(강릉·1백67억6천만원) 이승무(점촌­문경·1백34억원) 정재문(부산진갑·1백29억6천만원) 조진형(인천 북갑·1백24억원) 송두호의원(부산 강서·1백23억5천만원)등 모두 6명.
그러나 이들 1백억원대 재산가들중 일부는 전국 곳곳에 엄청난 부동산을 갖고 있어 투기눈총을 받고있다.
김동권의원은 서울 대구 인천 속초등지에 1백59억3천여만원의 부동산을 신고했고 상지학원이사장 김문기의원은 본인 소유 부동산만 서울 인사 숭인 서초 대치동과 강릉등 전국 22곳에 91필지 3만6천여㎡의 대지외에 임야 1백46만여㎡,빌딩 11개,주택9채를 갖고 있는 「부동산재벌」.
조진형의원도 총신고액 1백24억원중 거의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
○…반면 2억원대이하를 신고한 가난한 의원도 7명이 돼 눈길을 끌고있다.
김호일의원은 한달에 1백만원씩 공제하기로 하고 보증금 1천만원에 여의도의 27평 사글세아파트를 얻었으나 다섯 달을 살아 5백만원이 남았고 쏘나타승용차 월부 12개월중 8백만원을 합쳐 1천3백20만원을 신고.
원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박경수의원(원주 횡성)은 사육중인 한우 22마리와 축사 지프등을 합쳐 6천5백만원을 공개.
이밖에 유승승의원은 1억8천6백만원을 신고했고 강삼재 이강두 강선영 서청원의원등은 2억원대로 신고.
또 청렴하기로 소문난 6선의 이종근의원(충주­중원)은 3억6천만원의 재산을 공개하면서 현금수표 예금 채권 금은보석류 항목란에 모두 「없다」로 표시.
이 가운데 일부의원들은 재산이 적은데 대한 「오해」를 우려,오히려 없는 재산을 늘려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강두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옥중출마」로 집까지 판뒤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서울 집의 경우 전세금 8천5백만원에 빚이 포함돼 있고 강삼재의원도 아파트전세금 7천만원가운데는 융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의원들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투자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장관을 비롯 고위공직자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등 지도층인사들의 「재테크」주종이 「땅」임이 정설로 정착됐다.
1백억원대 이상 거부9명중 이승무의원만이 자신 회사주식 위주이고 나머지 8명은 모두 땅부자로 판명.특히 김문기의원은 서울 종로,강남,서초구등 요지를 비롯 전국각지에 대지 22건,건물20건,임야11건등 총70여건 1백50여만㎡의 각종 토지를 소유.1백85억여원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김진재의원도 일가의 재산을 포함,부산­경남일대에 2백54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부동산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최돈웅의원은 주로 강릉­속초일대에 1백36억여원의 부동산을 소유한 외에 장­차남소유의 부동산도 상당수로,재산분산 의혹이 짙다.
인천시내 곳곳에 예식장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알짜 거부 조진형의원은 주식2억3천만원,회원권8천7백만원외에는 1백24억원의 재산 모두가 부동산이라고 공개.
강원지사를 지낸 김영진의원은 원주군 일대에 1백20여만㎡의 대지,전답,임야등 상속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공개.김의원은 총재산신고액 25억5천여만원중 부동산이 23억원을 차지.
전국무총리인 노재봉의원은 총재산 78억9천여만원으로,5·6공고위직출신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는데,그중 98.2%인 77억여원이 모두 부동산이어서 이채.
○…특별한 연고도 없이 전국각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의원들은 일단 「투기혐의」가 짙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남평우의원은 서울 영등포­종로와 경기 용인일대,강원 속초,제주등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이현솔의원은 57억6천만원의 공개재산중 43억3천여만원이 부동산으로,서울 충남 경남 경기 제주등지에 산재돼 있다.이상득의원도 본인 부인 아들의 이름으로 경기도 이천 화성,경북 포항 울진,충북 영동,서울 내곡동등지에 다양한 부동산을 소유.
김운환의원은 부동산전문가답게 건물2개,점포8개,다세대주택12가구,임대아파트3가구등 50억원어치의 부동산을 보유.
38억여원의 재산을 공개한 금진호의원은 서울 인천 경북등지에 주택3건,대지3건등의 각종 부동산을 보유.김재순의원의 부동산도 강원 경기 서울 충남등지에 산재돼 있다.
치안총수출신의 이영창의원은 서울에 본인명의로 주택 아파트 오피스텔이 하나씩 있고 부인도 대구와 부산에 집을 한채씩 갖고 있다.
이원조의원은 연희동의 대지1백평짜리 주택을 손자이름으로 공개했고 자신은 별도 아파트를 소유.이의원은 또 본인(용인) 장남(남양주­안동) 차남(남양주) 자부(가평)등의 명의로 전국곳곳에 부동산을 사 두었다.
최운지의원도 서울과 경기 화성,제주등지에 본인과 가족명의의 부동산을 상당수 소유.
○…군출신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재산이 짭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성의원은 본인재산은 9억5천만원이나 부인과 3명의 아들재산까지 합쳐 58억원을 신고해 1위를 기록.
이밖에 배명국의원이 29억원을 신고한 것을 비롯,정동호28억원 정호용25억원 신재기­김상구19억원 안무혁­윤태균­허화평의원등은 각각 18여억원을 신고.
한편 이춘구의원은 9억9천여만원으로 비교적 적은 편.
각료출신가운데는 총리를 지낸 노재봉의원이 78억9천만원으로 단연 선두.재산의 대부분이 마산갑부였고 나전모방을 운영했던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건물(50억원)과 서초동대지(20억원)와 단독주택(2억5천만원)등 이라고 신고.
노태우대통령의 동서인 금진호의원은 서울 인천의 택지등을 포함해 38억원,경제부총리출신의 나웅배의원은 25억5천만원,역시 부총리출신의 이승윤의원은 28억6천만원,금융계의 황제로 불려온 이원조의원은 26억6천만원으로 공개.
이밖에 내무관료출신인 강우혁 김영진의원은 각각 19억5천만원과 25억5천만원,김영광의원은 29억9천만원,차화준의원 28억9천만원,정상천의원은 28억4천만원을 신고했다.
○…이번 공개에서도 재산평가기준이 애매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 의원들이 공시지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부동산가액을 표시했으나 노인환 남평우 서정화 정호용 박헌기 박명근 최돈웅 차화준 조진형 정영훈의원등은 땅값의 액수산정 기준을 명시하지 않았다.반면 정동호 강재섭 박희부의원등은 시가를 기준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의 경우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시가가 아닌 액면가를 기준으로 공개했다.
금융가의 황제로 통하던 이원조의원은 조흥은행 주식 1만4천주를 시가(1만6백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액면가 5천원씩으로 계산했고,김광수의원도 대한교과서주식 2만3천여주등 소유주식을 액면가로 신고.금진호의원은 럭키금성주식 3천8백97주,금성계전 3백58주,제일은행 1천61주등을 3천7백만원으로 공개했으나 정작 평가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김동권의원은 자신소유의 쌍마섬유주식은 액면가로 공개한 반면 배우자소유의 금성사 쌍마산업등의 주식은 시가로 평가하는등 2중기준을 적용했다.
박재홍의원의 경우는 재산평가기준을 둘러싼 잡음을 의식한 듯,장부가액재산과 시가기준재산을 동시에 신고.
박의원이 제출한 재산목록에 따르면,자신소유의 종로구 평창동 백설빌라(대지 2백15㎡ 건평 2백90㎡)는 공시지가가 2억3천만원이나 시가로는 5억원이라는 것.또 동양철관주식 9천7백여주는 액면가기준으로 4억8천6백만원이지만 현시가로는 29억6천8백만원이라고 명시.
이에따라 박의원의 총재산은 장부가기준 23억3천3백만원이고,이를 시가로 환산하면 51억2천4백만원이라고 신고.
박의원의 경우를 전체의원들에게 확대 적용해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인데 대부분 공시지가­주식액면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여타 의원들의 재산규모는 실제로는 신고액보다 최소 2배에 달한다는 계산.
○…실제로 상당수의원들이 재산공개를 앞두고 실재산규모를 축소하느라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원조 김광수의원외에도 심정구 김종인 오장섭의원등 주식을 소유한 의원들 대부분이 주식액면가를 평가기준으로 제시했다.노재봉의원이 대지 1백50평 건평 1백여평의 반포동 저택을 2억4천7백만원으로 평가한 것을 비롯,부동산가액도 대개 절반이하로 축소됐다는 것이 중론.
총재산이 62억3천만원이라고 공개한 이명박의원의 경우 서울 서초동 법원단지앞 대지등 노른자땅 3개소를 60억3천만원(전세보증금 및 공사비 미지급금 79억원제외)이라고 신고.이의원은 그러나 건물과 대지는 기준시가를 적용해 낮게 평가한 반면,전세보증금등 부채는 시가로 계산,결과적으로 재산규모를 크게 줄였다는 평.대지 1천2백45㎡에 건평 5천7백95㎡의 서초동건물이 부채(전세보증금) 32억9천만원을 제외하면 5억5천7백만원밖에 안된다는 것이 이의원의 주장이다.
이의원은 자신의 재산에 대해 『76년6월 사우디공사수주로 받은 특별상여금 3천만원으로 당시 현대건설 총무이사가 구입한 것』이라는 식의 설명을 붙여 해명.
이의원 외에도 이한동 정재문 박희태 유학성의원등 상당수 의원들이 재산형성과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첨부하지 않았다.
이한동의원은 19억4천6백만원의 재산중 임야 전답등 대부분의 부동산이 자신의 정치입문(81년)이전인 74,75년에구입한 것이라고 밝혀 자신의 정치활동과 재산형성이 무관함을 강조.
○…동산은 대부분이 자동차와 주식 은행예금 보험등만을 공개.
그러나 강인섭 이원조 김기도 정동호의원 등은 부인소유의 귀금속 패물까지 신고해 대조.강의원은 부인이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반지(1천만원) 진주목걸이(7백만원)를 갖고 있다고 등록했고 정의원은 부인이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등 1천6백만원의 패물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의원의 부인도 3천만원의 귀금속을 갖고 있다고 등록.
총재산이 2억6천만원이라고 밝힌 강선영의원(여·67·전국구)은 보석류 5백80만원과 동양화 5백만원을 공개재산에 포함시켰다.
거부중에선 유일하게 이승무의원은 7백만원짜리 동양화 1점을 신고.
○…언론인 출신중에선 남재두의원(대전일보사장)이 41억8천4백만원으로 1위를 기록한 반면 조선일보기자출신의 서청원의원이 2억7천만원으로 「영예의」 최하위를 차지.
경영인을 제외한 기자출신중에선 최병렬의원(전조선일보편집국장)이 25억4천3백만원으로 수위를 기록했는데,최의원은 75년 조선일보사우촌으로 분양받은 부천역곡동의 땅 2백평이 당초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지목 변경되면서 평당 8백만원의 요지로 변해 재산이 급증했다고 설명.<김기홍­윤승모­황용호기자>
▲총액기준
1.김진재 2백54억1천만원
2.김동권 1백82억9천만원
3.김문기 1백74억1천만원
4.최돈웅 1백53억3천만원
5.정재문 1백41억5천만원
6.조진형 1백21억2천만원
7.송두호 1백21억1천만원
8.노재봉 74억6천만원
9.박규식 62억원
10.이명박 60억3천만원
▲면적기준
1.김문기 59만9천5백42평
2.정재문 40만4천4백57평
3.김영진 36만8천2백78평
4.김진재 31만7천28평
5.금진호 25만9천5백27평
6.이상득 24만3천3백86평
7.김동권 22만6천1백17평
8.박준규 21만5천8백75평
9.김현수 19만1천5백16평
10.최병렬 13만6천3백77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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