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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3시간 앉아있다? 운동해도 뇌는 썩어간다”

입력 : 2025-05-24 20:00:00 수정 : 2025-05-24 17: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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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도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뇌 건강 ‘경고등’

하루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면 뇌의 구조적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괜찮다는 통념을 뒤엎는 주목할 만한 발견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 대학교 기억·알츠하이머센터 연구진은 평균 연령 71세의 노인 404명을 대상으로 7년에 걸쳐 활동 패턴과 뇌 건강을 추적 관찰했다고 24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운동 권장 기준인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혹은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이들의 뇌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초당 30회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첨단 손목 활동 측정기를 사용해, 일상 속 움직임과 정적인 시간을 정밀하게 구분했다. 동시에 정기적인 인지 검사와 뇌 MRI 촬영을 통해 뇌의 구조 변화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13시간을 앉아서 보냈다. 이는 출퇴근, 사무 작업, 식사, TV 시청 등으로 쉽게 누적될 수 있는 시간이다.

 

문제는 이 ‘앉은 시간’이 뇌에 실제로 해로운 변화를 유발했다는 점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뇌 영역에서 뇌 피질 두께 감소, 해마 위축, 기억력 저하 등 구조적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 유전자 취약군에 더 큰 타격

 

더 충격적인 결과는 치매 관련 유전자 변이(APOE-ε4)를 보유한 그룹에서 관찰됐다.

 

이들은 신체 활동량과 관계없이, 오랜 시간 앉아 있을수록 전체 뇌 부피는 물론 전두엽과 두정엽의 부피까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APOE-ε4 보유자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신경 퇴행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뇌 혈류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신경세포 간 연결을 약화시켜 뇌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동만으로는 부족…비(非)운동 시간 관리도 필수”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생활 습관 하나가 뇌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운동만으로는 뇌 건강을 완전히 지킬 수 없다”며,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는 운동을 하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믿음이 강했지만, 이제는 ‘얼마나 움직이는가’ 못지않게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가’도 따져봐야 한다”며 “특히 치매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활 속 실천이 뇌 건강을 지킨다

 

일상 속에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도 소개된다. 예를 들어 △업무 중 틈틈이 일어나 스트레칭하기 △스탠딩 데스크 활용하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이 있다.

 

연구진은 “운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운동하지 않는 시간 동안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뇌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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