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가족 민원 시달렸다”… 제주 모 중학교 40대 교사 학교 창고서 숨진 채 발견

학생 가족이 개인 휴대전화로 수 차례 민원
전교조 “신중하고 철저한 조사를”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4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 경찰과 교육청 등에 따르면 22일 새벽 0시 46분쯤 제주시 모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도교육청 전경. 제주교육청 제공

앞서 A교사에 대한 가족의 실종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이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학교 본관 뒤 창고에서 숨진 A교사를 발견했다.

경찰은 숨진 교사의 유서가 교무실에서 발견됐다며 A교사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협박 또는 괴롭힘이 있었는 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도 학교를 방문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수 차례 항의성 민원을 받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가족인 해당 민원인은 A교사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 지속해서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내용은 ‘아이가 A교사 때문에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한다’ ‘왜 폭언을 했냐’ 등으로 파악된 상태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신중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다”며 “고인을 둘러싼 교육적 갈등과 심리적 부담이 어떤 상황에서 벌어졌는지를 차분히 밝혀달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인과 유족 측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진행해 달라”고도 했다.

전교조는 “선생님이 어떤 고통을 견뎌왔는지는 함부로 다 헤아릴 수 없다. 다만, 또 한 명의 교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다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교육이 서 있는 현실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주=임성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