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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화장실에서 밥 먹는 나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에…靑 청원 동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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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8 11:23:32 수정 : 2021-07-08 17: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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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시 볼펜 가져오지 않으면 1점 감점”,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로 써봐라”

 

서울대학교 측이 청소노동자들에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청소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공간을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청원의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이날 기준 청원 참가자는 12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그동안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만 간헐적으로 지적됐다. 이제는 하루 이틀 분노하고 슬퍼하다가 흩어지는 것 이상의 논의가 있어야 할 때”라며 “휴식권 그것도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식사와 용변은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라고 언급했다.

 

이어 “시민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나라에서 선진국이며 자부심이며 4차 산업이 다 무슨 소용이냐. 휴식권 보장을 법정 의무로 강제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굳이 자발적으로 추진할 동기가 없다”며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공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21일 마감을 앞둔 가운데, 서울대 청소노동자 50대 여성이 직장 갑질로 인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청원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유족 등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배달 음식 주문이 늘면서 쓰레기의 양도 늘었다”며 “그러나 학교는 어떤 조치도 없이 군대식으로 노동자들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7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근무성적평가서를 들어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에서 매일 100ℓ 쓰레기봉투 6~7개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을 직접 계단을 통해 날랐으며, 울대 측은 근무 질서를 잡는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갑질을 했다.

 

노조 측은 “청소 노동자 회의를 만들어 볼펜이나 수첩을 가져오지 않으면 1점 감점하겠다며 협박했으며,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년도 등의 청소노동자에게 불필요한 시험을 치르게 한 뒤 점수를 공개해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대는 A씨 사망에 책임이 없다는 듯 먼저 선을 그으면서 아무런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서울대는 A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와 함께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족과 노조는 서울대 측에 진상 규명 위한 산재 공동 조사단 구성,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노동환경 개선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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