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우리 기업 총수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핀잔을 줘 막말 논란을 빚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북한의 신임 외교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대화가 교착 국면인 상황에서 ‘미국통’으로 꼽혔던 리용호 전 외무상이 교체된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한다. 군 출신인 리선권 신임 외무상은 주로 대남 분야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그는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평통을 이끌며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과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른바 ‘냉면 목구멍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신변이상설’이 불거졌던 이 신임 외무상이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참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이 일축되기도 했다.
약 4년 간 북한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외무상을 맡아온 미국통 리용호가 대남관계를 제외하면 외교 관련 경력이 알려진 바 없는 리선권으로 교체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에 북한이 ‘앞으로 대미 협상은 없을 것’이란 강경 입장을 이번 인사를 통해 천명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 대화 의지에 관한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외교 다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외무상 교체는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북한 해외 공관장들이 오는 23일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 전 외무상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주석단에도 착석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정작 주요 국가직 인선 등이 마무리된 뒤 회의 마지막 날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단체 기념사진에선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교체설이 불거진 바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리 전 외무상 교체 사실이 확인됐다고만 보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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