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여성 A씨는 26일 세계일보와 만나 “2016년 병원에서 인턴 지도를 담당하던 레지던트 의사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레지던트 중에서도 급이 가장 높은 ‘치프 레지던트’로 당시 A씨의 인턴 업무 평가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 그는 회식을 명목으로 저녁을 사주겠다며 A씨를 병원 밖으로 불러낸 뒤 술을 강권했고 정신을 잃은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자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해를 당한 뒤 B씨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네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같은 병원에서 일 못한다’거나 ‘너 남자 친구랑 결혼해야지’라는 말로 협박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A씨가 지난해 7월 문제를 제기하자 B씨를 직무 대기 조치하고 징계위원회도 여러 차례 열었지만 징계 결정을 미적댔다. 그 사이 B씨와 병원 측의 계약기간 만료일(28일)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A씨는 “이대로 계약이 종료되면 B씨는 징계기록이 남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도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해 8월 B씨를 준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청주대 전 연극학과 조교수 겸 배우 조민기(52)씨 등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 인사 19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극단 ‘번작이’ 대표 조증윤씨를 체포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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