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3명 고위험군 주부 유모씨는 최근 가족들에게 ‘집에서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렸다. 초등학교 3학년 딸에게 비상용으로 자신이 쓰던 구형 스마트폰을 줬더니 날마다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느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기 때문이다. 5살 아들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엄마나 아빠의 스마트폰부터 찾고, 주지 않으면 울며불며 떼를 썼다. 유씨는 “처음에는 외식을 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떼를 쓸 때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했고, 한글이나 알파벳을 재밌게 가르치려고 교육용 게임을 하게 해줬는데 후회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10명 중 3명, 유·아동은 10명 중 1명이 스마트폰으로 인한 금단이나 내성, 일상생활 장애를 겪는 중독(과의존)위험군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처음 조사를 실시한 유·아동 가운데 만 3∼5세가 만 6∼9세보다 중독위험군 비율이 더 높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5일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만 3∼59세 스마트폰 및 인터넷 이용자 1만850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2015년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중독)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청소년 고위험군은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어난 4.0%, 잠재적위험군은 1.7%포인트 증가한 27.6%였다. 이는 성인(고위험군 2.1%·잠재적위험군 11.4%)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3∼9세 유·아동은 고위험군이 1.7%, 잠재적위험군이 10.7%로 조사됐다. 특히 만 3~5세의 고위험군 비율이 2.5%로 만 6~9세(1.6%)보다 0.9%포인트 높았다.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유·아동 자녀가 스마트폰을 과다사용하느냐’는 물음에 양육자의 38.0%가 ‘그렇다’고 답했다. 정부는 미래부, 교육부 등 9개부처 합동으로 ‘스마트폰·인터넷 바른사용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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