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략센터·코리아정책연구원이 2012년 발간한 한글판 보고서 ‘북한의 해외인력송출 실태’는 북한 해외노동자의 외화획득 규모를 연 ‘1.5억∼2.3억달러’(1억5000만∼2억3000만달러 의미·16쪽)로 기재했다. 그런데 영문판 보고서 ‘The Conditions of the North Korean Overseas Labor’에는 각각 ‘15억∼23억달러’(12쪽)와 ‘1.5억∼2.3억달러’(17쪽)라고 꼭 소숫점 하나(10배) 차이 나는 두 개의 수치가 나온다.
북한전략센터·코리아정책연구원 보고서 영문판 수치를 인용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와 그 이후의 북한인권’(2014년)은 ‘12억∼23억달러’로 명시했다. 이 아산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했다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북한 해외노동자 현황과 인권실태’는 ‘1.2억∼2.3억달러’(23쪽)로 쓰고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 보고서에 아산정책연구원 자료를 인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는 북한전략센터·코리아정책연구원 한글판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국내 일부 매체가 북한 정권이 연 12억∼23억달러(약 1조3360억∼2조5600억원)라는 천문학적 수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한 배경이다. 국내 일부 전문가도 북한 경제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는 이런 통계의 문제점을 알고 대략적인 규모를 다시 계산하고 있는 중이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연구위원은 “불확실하나 연 2억∼4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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