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수학 포기자 줄이려…”
‘논란’ 생명과학Ⅱ 어렵게 출제
“인문·자연계 모두 합격점수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올 초 교육부의 ‘쉬운 영어’ 방침에 따라 다시 통합형으로 치러진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낮았다. 이미 예상된 부분이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난이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변별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일 발표한 올해 수능 채점 결과를 살펴보면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A형이 132점으로 지난해 132점과 같고, B형은 139점으로 지난해 131점보다 8점이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을 때 표준점수 최고점이 오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어 B형의 경우 이상적인 난이도를 형성하면서 변별력 또한 갖추게 된 셈이다.

영어영역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3.37%로 수학B 4.3%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2월 ‘쉬운 영어’ 출제 방침을 발표했다. 실제 6월 모의평가 때만 봐도 영어 만점자가 5.37%에 달했고, 9월 모의평가 때도 3.71%나 됐다.
반면 수학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지난해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이 0.58%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4.30%는 급격하게 난도가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스테나인 방식인 수능 9등급제에서 1등급 비율이 상위 4%라는 점을 감안하면 1등급 컷이 이를 웃돌아 결국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조용기 수능출제본부장은 “지난해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대단히 높았다”면서 “올해는 수험생들의 시험 부담을 경감하고 수학을 포기하는 수험생, 이른바 ‘수포자’를 줄이자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는 다소 쉽게, 과학탐구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탐에서는 경제가 쉽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64점으로, 68점으로 가장 높았던 생활과 윤리 및 세계지리(68점)보다 4점이나 낮았다. 만점자 비율은 경제 6.18%, 사회문화 5.36%, 법과정치 2.79%, 세계사 1.64%, 한국지리 1.46%, 동아시아사 1.43%, 윤리와 사상 1.33%, 세계지리 1.07%, 생활과 윤리 0.36% 순이었다.
과탐에서는 한 문항의 복수정답이 인정되며 논란이 일었던 생명과학Ⅱ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과탐 과목 중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어렵게 출제됐다.
과탐 만점자 비율은 지구과학Ⅱ 2.02%, 물리Ⅱ 1.87%, 지구과학Ⅰ 1.75%, 화학Ⅱ 1.39%, 화학Ⅰ 0.82%, 물리Ⅰ 0.68%, 생명과학Ⅰ 0.38%, 생명과학Ⅱ 0.21% 순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자연계 최상위권 1등급 구간에서 국어와 수학, 영어 표준점수 격차가 17점에서 5점으로 12점 줄어들어 국·수·영 변별력보다 과탐에서 변별력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문계열 역시 최상위권 1등급 구간에서 국·수·영 표준점수 격차가 전년 17점에서 13점으로 4점 줄어들어 변별력이 다소 떨어졌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인문계와 자연계열 모두 표준점수 기준으로 합격점수가 전년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연계의 합격 점수가 전년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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