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우리 소행” 16일(현지시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외교부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신도 31명과 한국인 가이드 2명, 이집트인 2명(운전사·현지 가이드) 등 35명을 태우고 이날 오후 이스라엘로 입국하기 위해 국경초소에서 대기하던 현지 ‘장 앙투안’ 여행사 소속 관광버스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이 테러로 교회 신자 김홍렬(63·여)씨와 현지 여행업체 대표이자 가이드인 제진수(56)씨, 한국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35)씨 등 3명이 사망했다. 이집트인 운전사도 현장에서 숨졌다.
하니 압델 라티프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이 폭발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자살폭탄테러범이 관광버스에 올라 문 근처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는 “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심하게 불에 탄 시신이 폭탄테러범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가이드 제씨는 신속한 조치로 희생자를 최소화했다. 주 이스라엘 대사관의 박흥경 공사는 제씨가 테러범이 버스 계단에 한 발을 들이는 순간 밀쳐냈고 바로 다음에 폭발이 있었다며 “저지하지 않았으면 희생자가 더 많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끄디스(예루살렘의 지지자)’가 이번 테러를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남상훈·김동진·송민섭 기자 nsh21@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