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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절대자’ 격이 다른 질주… 한국 메달 갈증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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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2 02:03:42 수정 : 2014-02-12 11: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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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한국 첫 올림픽 빙속 2연패, 아시아 최초… 세계 3번째 기록
우승 부담감 떨친 강심장 돋보여… 폭발적 스타트로 경쟁자들 압도
이상화(서울시청)가 한국 빙속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는 대한민국 동계 올림픽 도전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상화는 11일(현지시간)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우승으로 보니 블레어(미국·1988∼1992∼1994년),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1998∼200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빙속 여자 500m 2연패를 달성한 ‘전설’로 남게 됐다. 물론 아시아 최초다. 더불어 만 24세359일의 이상화는 24세 329일에 올림픽 2연패를 이룬 라디아 스코블리코바(소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2연패를 달성한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09의 기록으로 2위 예니 볼프(독일·76초14)에 불과 0.05초를 앞서며 ‘깜짝 금메달’을 땄던 것과는 달리 이상화는 이번에는 2위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와의 격차를 0.36초로 벌렸다.

특히 2차 레이스에서는 37초28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올림픽 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카트리나 르메이돈이 기록한 37초30이었다. 1,2차 합계 기록역시 74초70으로 르메이돈(74초75)를 제쳤다. 그야말로 ‘명불허전(名不虛傳)’, ‘군계일학(群鷄一鶴)’이란 한자성어가 절로 떠오르는 눈부신 레이스였다. 

이상화는 이미 2012∼13시즌 6차 월드컵에서 첫 세계신기록(36초80) 작성을 시작으로 2013∼14시즌 1차 월드컵(36초74), 2차 월드컵 1차 레이스(36초57), 2차 레이스(36초36)까지 네 차례나 세계 기록을 경신하며 여자 500m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밴쿠버 대회 때는 다크호스 정도로만 평가될 뿐, 그 누구도 우승을 예상하지 않아 편하게 경기에 임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소치에서는 세계의 눈이 이상화에게 쏠려 부담감이 막중할 법도 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으며 최강자에 오른 이상화의 냉정한 ‘얼음 심장’과 갈고 닦은 스케이트 날 앞에서 그 어떤 심리적 불안감도 방해요소가 되지 못했다.

동갑내기 절친인 남자 단거리 간판 모태범(25)이 전날 스타트 난조로 전체 레이스를 그르치며 4위에 그친 것과 달리, 이상화는 스타트부터 경쟁자들과 격이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기선을 제압해야 1차 레이스에서 평소 선호했던 아웃 코스를 추첨으로 뽑은 것도 행운으로 작용했다. 이상화는 4번의 세계 신기록 레이스에서 3번을 아웃 코스에서 시작했다. 평소에도 “아웃코스에서 타면 인코스에서 타는 상대 선수를 보면서 달릴 수 있다. 안쪽에서 도는 상대 선수를 따라잡는다는 마음으로 가다 보면 나도 스케이팅 속도가 빨라져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화가 11일(현지시간)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1차 레이스에서 역주하고 있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7초42로 1위에 오르며 올림픽 2연패의 초석을 다졌다.
소치=연합뉴스
1차 레이스에서 마지막 조인 18조에서 브리트니 보우(미국)와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총성과 동시에 달려나가며 특유의 낮은 자세로 질주하며 10초33으로 100m를 통과했다. 전체 참가자 중 1위. 중국의 왕 베이싱과 펼친 2차 레이스에서도 그 여세를 몰아 10초17로 100m를 통과했다. 1차 레이스보다 더 빠른 스타트였다. 두 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이상화는 이후 웬만한 여성 허리둘레에 맞먹는 22인치(약 56cm)의 ‘꿀벅지’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파워와 최대 출력을 낼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는 안정적인 자세로 후반 스퍼트까지 완벽한 모습으로 빙판 위를 지배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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