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은 한·미 양국의 동맹과 우애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였다. 양국은 6·25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발전과 한·미 간 굳건한 동맹관계의 밑거름이었음을 확인했다. 특히 ‘기억되는 영웅들’(Heroes Remembered)로 이름붙여진 행사답게 참석자들은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식 시작된 기념식의 하이라이트는 미 육군 남성합창단의 ‘아리랑’ 합창이었다. 국민의례와 샐리 주얼 내무장관,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정승조 합참의장의 축사가 끝난 뒤였다. 굵은 남성 목소리로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한국 측 참전용사들과 재미동포들은 이국 땅에서 듣는 가락에 가슴이 뭉클한 듯 얼굴이 상기됐다. 가슴에 무궁화꽃을 꽂은 미국 참전용사들도 귀에 익은 선율에 눈시울을 붉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왼쪽을 응시한 채 상념에 잠긴 모습이었다.
오전 10시40분 척 헤이글 국방장관 소개로 연단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분가량의 연설에서 6·25전쟁 당시 상황을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6·25전쟁은 우리가 준비하지 않을 때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가르쳐 준 전쟁”이라며 “2차 세계대전 뒤 미군은 장비부족 상태였다. 개전 초기 미군 로켓포는 북한군 탱크에 튕겨나갔다”고 회상했다.
앞서 연단에 선 신세키 보훈장관은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축사를 마무리했고 정 합참의장은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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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엔젤스 예술단이 27일 워싱턴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 옆에서 열린 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 등을 합창하는 식전공연을 하고 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
6·25전쟁 당시 미 2사단 제503 야전 포병대대에 배속돼 북한군과 싸운 찰스 랭글(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싸웠다”면서 “6·25전쟁은 결코 잊혀진 전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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