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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갈피 못 잡는 기초연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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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부분 반비례안 시행 땐
20년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기초연금 한 푼도 받지 못해
지급방식·금액 입장차 팽팽
노동계 탈퇴로 행복위 파행
11일 마지막회의 결과 주목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설계를 위해 출범한 국민행복연금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채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위원회는 당초 이달 중순까지 만장일치로 단일안을 도출해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근로자 대표들의 탈퇴로 파행을 빚으며 오는 11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복수안을 내는 선에서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김상균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8일 “위원회의 안은 사실상 안이 아니고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방향을 정해주고 어떤 의견이 있는지 (정부에) 옵션을 주면 임무가 끝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로자 대표들이 탈퇴하면서 위원회에서 인수위 안보다 더 후퇴한 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재가열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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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대는 기초연금안

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만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노인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연계해 4만∼20만원을 차등지급하는 방향으로 수정, 후퇴 논란이 일었다.

국민연금과 연계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이 바닥날 수 있다는 반대여론이 비등해지면서 국민연금 탈퇴 서명운동이 일기 시작했고, 이는 곧바로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의 탈퇴러쉬로 현실화됐다.

인수위 안이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온 2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는 20만1531명으로 전달 대비 7223명이나 줄었고, 감소폭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최근까지도 탈퇴자는 매달 발생하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3월 20일 복지부 장관의 자문기구로 국민행복연금위원회를 출범시켜 기초연금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김상균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근로자와 사용자, 노인, 청년 등 각계각층의 대표 13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공약과 인수위 안을 백지화하고 만장일치 합의를 목표로 원점에서부터 출발했다.

위원회는 3개월간 6차례 회의를 거쳐 ▲기초연금의 재원은 국민연금기금을 쓰지 않고 조세로 확충하며 ▲국민행복연금 명칭을 ‘기초연금’으로 바꾸고 ▲소득수준 상위 20∼30% 노인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큰 줄기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인수위안보다 후퇴하나

위원회는 그러나 핵심쟁점인 지급 방식과 금액을 놓고 위원 간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다가 결국 지난달 27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표 3인이 전격 탈퇴를 선언해 파행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인수위 안이 공약에서 후퇴해 위원회에서 공약을 지키기 위해 개선된 안을 만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수위보다 더 후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공약 파기에 대한 국민 지탄의 방패막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에 탈퇴하기로 했으며,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노총 등 근로자 대표들은 소득하위 80%에게 일괄적으로 2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위원회에서는 기초연금 최대액을 20만원으로 정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지급하는 ‘균등부분 반비례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 근로자 대표들의 주장이다.

이 안은 국민연금 균등부분(급여)과 기초연금을 합쳐 20만원을 주는 것으로,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3년 평균소득)이 10만원인 사람에겐 10만원의 기초연금을, A값이 15만원인 사람은 5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해 20만원을 맞춰준다. A값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10년이 되면 약 11만원이며, 20년이 되면 약 22만원이다. 따라서 20년 이상 납부한 사람은 기초연금을 한푼도 받을 수 없게 되는 구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국민연금이 성숙단계에 진입해 수급자가 전체 가입자의 60∼70%, 평균연금액이 70만∼80만원 정도 되면 기초연금 20만원을 못 받는다고 국민연금에서 탈퇴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는 30%, 평균연금은 31만원이기 때문에 그 이하로 받는 수급자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어떤 입장 표명도 한 바 없고 정부안도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위원회에서 도출되는 안이 공약과 인수위 안보다 후퇴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위원회는 논의 대상을 ▲대상자는 최저생계비 150% 이하(소득기준), 혹은 소득수준 70∼80% 이하(인구기준) ▲지급액은 최고 20만원으로 하되, 동일 금액 혹은 차등 지급 ▲차등지급할 경우 소득기준 혹은 소득+국민연금 균등부분 반비례로 압축한 상태다.

경우의 수를 보면 이를 바탕으로 8개 안이 나올 수 있지만, 어떤 경우도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공약과 인수위 안보다는 대상자가 축소되는 데다 지급방식도 차등지급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 후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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