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점 218.31… 2위와 20점 차
자신 기록 중 역대 2위 점수
‘여왕의 귀환.’ 전 세계 피겨 팬이 기다리던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환상적인 무결점 연기가 은반 위에서 다시 펼쳐졌다. 1년8개월의 공백도, 2년 만의 메이저대회라는 압박감도 김연아에게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심판의 빡빡한 판정도, 앞서 펼친 경쟁자들의 연기도 ‘피겨 퀸’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식전 행사’에 불과했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진행된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합계 148.34점(기술 74.73점, 예술 73.61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연아가 음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순간 경기장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적막이 흘렀다.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맞춰 연기가 시작됐다. 김연아는 여자 선수가 할 수 있는 최고 난도의 점프기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점프를 선보이자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점프로 기본점수(10.10) 외에 1.90점의 가산점(GOE)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은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완벽하게 소화하자 관중석에서는 다시 박수가 쏟아졌다. 이 점프에서도 1.90점의 가산점이 주어졌고, 이어진 스핀과 스텝 연기에서도 가산점 행진을 벌였다.
경기 시간 절반이 지나 10%의 가산점이 붙는 구간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 점프로 가산점 1.80을 받으며 연기를 이어갔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 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한 치의 실수가 없었다. 마침내 김연아의 격이 다른 연기가 끝나자 누구 할 것 없이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외신도 김연아에게 찬사를 쏟아냈다. AP통신은 이날 “올림픽 챔피언은 마치 한 번도 공백기를 갖지 않았던 것처럼 우아한 연기로 관중의 넋을 빼앗았다”고 보도했다. 또 김연아가 경기를 끝내기도 전에 관중이 일어서 기립박수를 준비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김연아의 우승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다만 몇 점을 받을 것인지만 궁금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와 함께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아사다 마오(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134.37점과 131.03점을 받았다. 둘은 종합점수 197.89점과 196.47점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순위로는 3파전이라는 예상이 맞았지만 경쟁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김연아와의 격차는 너무나 컸다.
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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