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주거지 인근서 저질러
‘범행 못막는 전자발찌’ 도마에

전자발찌 착용자가 자신의 거주지 등 친숙한 공간에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미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중곡동에서 주부를 살해하기 13일 전에도 거주지 인근 한 다세대주택에 들어가 3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 장소는 서씨가 2004년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옥탑방 인근으로, 그가 저지른 성범죄 3건 모두 주거지에서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서씨가 주거지 인근에서 연쇄 성범죄를 저지른 것은 친숙한 공간에서 범행한다는 강력범들의 범죄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임준태 동국대 교수가 연쇄살인범 유영철 등 강력범 12명이 저지른 118건의 범죄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27.1%가 100m∼4㎞ 이내에, 24.6%가 4.1∼10㎞에서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 역시 경찰에 들키지 않고, 또 발각되더라도 쉽게 몸을 숨길 수 있는 ‘잘 아는 곳’에서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자발찌에 실시간 위치추적 기능이 들어 있긴 하지만 행동에는 특별한 제약이 없다.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서씨의 경우, 법원에서 특정 구역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지 않은 상황이어서 거주와 이동에 제한이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발찌 제도를 통해 범죄를 100% 예방할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결국, 허점이 드러난 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우범자들을 촘촘하게 관리하는 것이 재범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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