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복싱銀 ‘기쁨 두배’ ‘아빠 복서’ 한순철(28·서울시청)이 큰 키와 긴 리치를 앞세워 24년 만의 올림픽 복싱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빠른 공격을 자랑하는 파이터 바실 로마첸코(24·우크라이나)를 넘어서기에는 무리였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세계 랭킹 19위에 불과한 한순철은 로마첸코에 9-19로 판정패 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24년 동안 이어온 ‘노골드’의 수모를 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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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남자 라이트급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순철(오른쪽)이 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와 함께 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연출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어려웠던 복서 생활을 오직 가족을 생각하며 이겨낸 ‘오뚝이 복서’ 한순철은 비록 올림픽 정상에 서는 데 실패했지만 16년만의 대한민국 복싱 올림픽 은메달이자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속초중 2학년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처음 글러브를 낀 한순철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인 서울시청에 입단해야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든 식당 일을 하며 큰아들인 자신과 남동생의 뒷바라지에 애쓰는 어머니를 위해 반드시 성공한 복서가 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밴텀급(54㎏) 은메달을 따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한순철.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회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178㎝나 되는 장신으로 밴텀급 체중을 맞추기 힘들어 매번 체중 감량에 고생했기 때문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렸지만 준결승에서 중국의 후칭에 역전패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여섯 살 어린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둔 한순철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가족을 두고 당장 입대해야 하는 상황.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었다. 고된 훈련을 묵묵히 이겨내고 매 시합 목숨을 걸고 링에 올랐다는 한순철은 결국 소중한 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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