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경찰대응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를 4개월 앞둔 발표다.
조 청장은 9일 오전 10시30분 경찰청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미흡한 현장대응으로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희생시켜 죄송하다”며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잘못이 크기 때문에 제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싶었기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무성의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자책하면서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감찰조사 결과 112 신고센터의 무능함으로 인한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부실 수색, 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은 국민의 생명보호라는 경찰의 가장 중요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관련 책임자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경찰청장인 저도 어떤 비난과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112 사건처리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재발방지 대책도 함께 내놓을 방침이다.
뉴스팀 news@segye.com
20120409020830
조현오 경찰청장 사의표명, 112센터 전면 개편 방침
//img.segye.com/content/image/2012/04/09/20120409020830_0.jpg
0
1
1
0
저작자 표시
N
20120406021315
경기경찰청장, 납치 살해사건 늑장대응 사과
20120406151922
20120406154524
20120406154142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이 6일 수원 20대 여성 납치 토막살인 사건과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다.서 청장은 이날 "경찰의 미흡한 현장대응으로 국민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 피해자와 유족, 국민들에게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장 지휘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관할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당시 상황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서 청장은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0120408021949
경찰, 비명 듣고도 "부부싸움 같은데…" 헛소리만
20120408222249
20120409105511
20120408235313
허위보고를 받은 경찰 간부는 확인도 않고 청장에게 그대로 보고하고 지령실 사령탑은 신고 전화 공청도 제대로 못하고….경기도 수원의 주택가 20대 여성 토막살해 사건은 우리 경찰의 총체적인 지휘·수사체계 부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피해자의 경찰 신고 당시 휴대전화 음성 녹취록에는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한 젊은 청춘의 공포감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피해자 성폭행 흔적 없어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피해자 A(28)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 결과를 공개하며 “국과수 감식 결과 직접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된다”며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A씨는 화장실에서 담요에 쌓인 채 발견됐고, 손과 발 등에 청테이프에 의한 결박 흔적이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1분20초 동안의 A씨와 112신고센터 근무자 간 문답 내용을 포함해 피해 여성이 전화기를 놓친 뒤 이어진 상황이 담겨 있었다.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1분21초가 경과된 시점부터 A씨는 큰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A씨가 “악, 악, 악, 잘못했어요, 악, 악, 악”이라고 반복해서 비명을 지르는 사이 112센터 근무자는 “여보세요, 주소가 어떻게 되죠?”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2분4초가 경과한 시점부터 테이프를 찢는 듯한 “찍, 찍” 하는 소리와 A씨의 “아, 아, 아파…아, 가운데 손가락…아저씨 아파” 하는 비명이 들렸다. 녹취록에는 특히 5분44초가 경과한 이후 112센터 근무자가 동료 근무자에게 “아는 사람인데… 남자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부부싸움 같은데…”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후로도 A씨의 “아, 아” 하는 소리와 “찍, 찍” 소리가 계속되다가 7분36초의 전화가 끊겼다.◆지휘라인 허위보고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8일 “A씨가 지령실에 전화해 녹취된 1분20초를 포함해 휴대전화가 켜져 있던 6분16초 등 7분36초간의 통화 내용에 대해 보고받은 시간이 7일 오전”이라고 밝혔다. 서 청장이 뒷북 보고를 받은 이유는 사건을 담당한 수원중부경찰서 간부의 허위보고와 이를 보고받은 경기청 지휘라인의 안일한 대응 때문으로 확인됐다.김춘섭 경기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날 “지난 2일 낮 12시쯤 중부경찰서의 한 간부로부터 ‘조금 더 늦었으면 사체가 훼손돼 용의자 특정이 어려운 사건을 해결했다’는 검거보고를 받아 이를 청장께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이는 중부서 간부가 김 과장에게 피해자의 112 신고 내용을 감춘 채 허위보고한 내용을 확인없이 서 청장에게 보고해 이뤄진 것이다. 김 과장은 같은 날 오후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중부서 형사과장으로부터 “112신고 접수 후 녹취록까지 작성됐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언론에 비위가 폭로되자 부랴부랴 7일에야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 서 청장에게 보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이 8일 오후 경찰의 총체적인 부실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수원=연합뉴스◆긴급공청도 실시하지 않아정해룡 경기청 2부장은 감찰 결과 발표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112신고 접수를 하는 지령실이 현장 출동 경찰이 신고 육성을 직접 듣게 하는 긴급공청을 시도하지 못하고 일반공청만 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공청은 신고자의 음성을 여럿이 직접 함께 듣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공청은 신고가 온 전화 스피커폰만 켜 지령실 내부 직원들이 함께 듣는 것이고, 긴급공청은 현장 순찰차 등 현장에서 피해자의 긴급 육성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무전망을 통해 직접 듣게 하는 것이다.이 사건은 지령실에서 지난 2일 오후 10시53분 최초 출동한 순찰차에 ‘집안’이란 성폭행 장소를 뺀 채 ‘못골 공원으로 긴급출동’이란 지령을 보낸 데다 녹취 이후 6분16초 동안 켜있던 휴대전화에서 계속 폭행을 당하는 단말마 “악 악” 소리와 테이프 찢는 ‘찍찍’ 소리 등이 이어져 이를 현장에서 긴급공청했다면 피해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수원=김영석 기자
20120409021233
靑, 조현오 사의 수용… 후임에 이강덕 유력
20120409134835
20120409144641
20120409140116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조현오 경찰청장이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이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조 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이 대통령은) 수용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이 대통령이 사실상 사의를 수용했음을 밝혔다.청와대는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했으며, 4·11총선 이후 후임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후임에는 포항 출신인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대 1기)이 유력해 보인다. 이번 사건의 관할 책임자인 서천호 경기경찰청장(경찰대1기)에 대한 인책도 불가피해 보인다.청와대의 조 청장 사의 수용 방침은 경찰의 감찰 결과, 112신고센터의 무능함으로 인한 상황 오판, 허술한 대처, 부실 수색, 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달곤 정무수석으 로부터 사건의 경위와 경찰의 112 늑장대응 등에 대해 보고받고 “정부의 가장 기본적 역할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이 정무수석의 보고를 심각하게 들었고, 보고가 끝나서도 몇 초간 무거운 침묵이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경찰청장 후보군에는 조 청장과 같은 경찰 최고위 계급인 치안총감 모강인 해양경찰청장(간부 32기)과 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김기용 경찰청 차장(행시 특채), 이강덕 서울청장, 강경량 경찰대학장(경찰대 2기) 등이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