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국립서울농학교 대강당 1층)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얼굴은 애써 웃는 표정이었으나 속은 복잡해 보였다. 10·26 재보선 결과에 따라 집권 후기 국정운영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뜻밖으로 큰 표 차이가 났다.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면서 “유권자 선택과 선거 결과 의미를 잘 헤아려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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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서울시장 보선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여권에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적쇄신론을 외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종인 경호처장의 교체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와 청와대의 개편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 특히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재오 의원은 이미 사저 논란과 관련해 임 실장의 경질을 공개 촉구한 상태다. 이번 선거 결과가 여권 핵심의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비롯해 국방개혁, 대학구조조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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