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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람 기대’ 2030 아침부터 투표 행렬

입력 : 2011-10-26 23:39:18 수정 : 2011-10-26 23: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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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투표현장 가보니 ‘2030세대가 세상을 바꿨다.’

젊은 층의 투표참여 열기가 뜨거웠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다. 새벽 공기가 유난히 쌀쌀했던 이번 선거만큼은 ‘이른 오전=노년층 투표시간대’라는 공식도 깨졌다.

투표소마다 새벽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직장과 학교로 향하는 젊은 층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퇴근 후에도 ‘넥타이 부대’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최근 이사를 한 직장인 유모(33)씨는 “이전 주소지에서 투표하기 위해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투표가 마감된 오후 8시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젊은 층은 들뜬 표정이었다. 출구조사에서 20대의 박 후보 지지율이 69.3%, 30대는 75.8%로 나타나자 트위터에서는 “20대 30대의 힘이 대단하네요”(@seon****), “청춘분들 20대 30대 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승리입니다”(@shan****) 등 일찌감치 축배를 드는 분위기였다.

오전 9시 투표를 마치고 하루 종일 투표율에 촉각을 기울였던 송모(34·성북구)씨는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며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가 관심이었는데, 출구조사에서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나, 박 두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박빙의 승부를 펼친 데다 투표율이 당락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힘에 따라 양측 지지층이 결집, 재·보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용산구 투표소에서는 캐리어를 끌고 허겁지겁 도착한 한 중년 남성이 “빨리 해 주세요.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라고 독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 방배3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 권리를 행사한 회사원 한모(43)씨는 “오전부터 젊은 학생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오는 게 놀랍다”며 “젊은 세대가 기존 정치인에게 기대하기보다는 변화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이른 아침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용산구 집을 나섰다. 안 원장은 오전 6시56분 한강로주민센터 투표소에 도착해 한 표를 행사한 뒤 “선거는 당연한 시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 선거결과를 묻는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선관위에서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발언하기 조심스럽다”면서 말을 아꼈다.

원룸가 밀집지역인 관악구 신림9동 투표소에는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점심 공강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러 온 대학생 김모(22·여)씨는 “기성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주민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시장은 전시성 사업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텃밭인 강남 지역도 투표율이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강남구 도곡2동 타워팰리스 C동 1층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주부 유모(53)씨는 “이번에는 표를 주고 싶은 후보가 없었지만 박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표현장에서는 과열된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노원구 하계1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목모(42)씨는 “선거전이 너무 상호 비방으로 얼룩져서 보기 싫을 때가 많았다”며 “투표를 포기할까 하다가 그래도 유권자의 권리를 지켜야겠다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유태영·김준범·남정훈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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