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만난 ‘aT그레인컴퍼니’ 김학수(사진) 사장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출장에서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 22일에도 사우스다코타주와 노스다코타주의 농산물 생산조합 관계자들을 만나러 간다. 미국 현지에 곡물회사를 세우기 위해 지난해 9월 건너온 이후 줄곧 주말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품종 개량과 경작지 개발이 한계상황이라 미국의 곡물 생산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겁니다. 반면 중국이 수출국에서 수입국이 될 정도로 곡물 수요가 크게 늘었고 소득수준이 높아진 개도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로서는 안정적인 식량 확보가 절실합니다.”
김 사장은 “한국이 현지 곡물회사를 세운 것에 곡물 메이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를 견제하기보다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산지 엘리베이터(곡물을 건조·저장·분류·가공·운송하는 설비 시스템)는 인수하고 강변·수출 엘리베이터는 지분인수 또는 장기 사용계약 방식으로 메이저와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곡물 소비 성향과 도입 경로가 비슷한 일본의 미국 현지 기업들과도 곡물 공동 구매·운송 등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국내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지금처럼 국제 입찰 방식을 계속 이용한다면 곡물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없다”면서 “농지 개발로 가면 실패할 수 있어 최대한 많은 모델을 만들고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30년 해서 이룬 과정을 10년으로 단축하는 게 최대 꿈”이라며 “생각보다 좋은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카고=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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