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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5년전에도 학생 6명 자살… 달라지지 않은 카이스트

입력 : 2011-04-12 11:18:34 수정 : 2011-04-12 1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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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경고 등 성적 고민으로 “그때 제대로 대책 세웠다면” 최근 카이스트(KAIST) 학생 4명이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준 가운데 15년 전에도 이 학교 학생 6명이 잇따라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학생들이 자살한 이유와 학교 측이 학사관리제도 대책을 내놓은 모습이 최근과 매우 비슷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11일 비상총회를 열고 “지금 카이스트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총학생회는 “서남표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실패한 개혁’”이라며 “무한경쟁 정책 철폐”를 요구했다.

카이스트 등에 따르면, 1996년 3월 당시 화학공학과 3학년 휴학 중이던 이모(19)군이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 꽃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정고시로 중학 과정을 마친 이군은 대전과학고를 졸업한 뒤 16세에 최연소 입학해 화제가 됐다. 이군은 학업부진으로 고민하다 2학년 때 한 학기를 휴학하고 복학했지만 3학년 때도 성적이 크게 떨어져 재차 휴학했다. 

심각한 카이스트 올 들어 학생과 교수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패닉 상태에 빠진 대전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11일 소집된 비상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같은 해 4월22일에는 원자력학과 석사과정 1년차 김모(26)씨가 학교 기숙사에서 목숨을 끊었다. 서울의 한 공대를 졸업한 김씨 역시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일주일 동안 수업에 들어가지 않다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는 물리학과 석사과정 임모(25)씨가 성적 비관으로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1995년에도 8월 학위 심사에서 탈락한 박사과정 진모(27)씨가, 4월과 9월에는 성적 문제 등으로 고민하던 석사과정 학생 2명이 목숨을 끊었다.

‘징벌적 차등 등록금제’가 최근 학생들을 비극으로 몰고 갔다면 당시 학생들은 엄격한 학사 경고와 제적 조치가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이스트는 엄격한 학사관리로 매년 전체 학생의 15∼18%에게 학사경고를 줬는데, 경고가 3회 누적되면 제적처리되는 탓에 퇴교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당시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학사경고를 연속 3회 받으면 제적조치할 수 있도록 학칙을 완화했고, 전문상담원과 심리검사 등을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강남훈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과거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서남표 총장이 마땅히 과거를 고려해 학사관리 정책을 폈어야 했는데 더 심하게 학생들을 궁지로 내몰았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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