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교민사회에 따르면 덩씨는 상하이 정·관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고위지도자의 손녀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다. 그러나 덩씨의 배후나 배경에 대해서는 한국인 남편조차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유출돼서는 안 될 국내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배후에 중국 정보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덩씨가 비자발급 업무를 맡았던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에게 접근한 데다 실제로 비자를 부정발급받은 것으로 볼 때 중국 현지의 전문 ‘비자 브로커’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상하이 당서기·시장 등 중국 요인들과 면담을 주선하는 등 중국 상층부와의 친분이나 행적으로 볼 때 상당한 실력자”라며 “하지만 주소지 정도를 파악한 것이 전부이고 사생활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덩씨의 실체는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외교관들은 물론 1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해온 한국인 남편까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중국 주재원인 J(37)씨와 2001년 결혼해 7살 난 딸을 낳아 키우며 10년가량 부부로 지내왔다. J씨에 따르면 덩씨는 결혼하고서 5∼6년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4∼5년 전부터 공무원으로 취직됐다고 한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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