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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이 사면초가 내몰린 것은 `업보' 탓?

입력 : 2010-10-20 09:14:29 수정 : 2010-10-20 09: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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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분쟁과 불법 시비…"폐쇄적 경영 영향도"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의 비자금ㆍ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 직원과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그룹 비리와 관련된 폭로와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재계나 관계, 정치권 등 주변 어디에서도 그룹이나 이 회장 본인에 대한 우호적인 세력은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태광이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빠져든 것은 이 회장 측이 노조나 소액주주와 분쟁을 많이 겪은데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유독 '편법ㆍ불법' 시비가 잦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열사 흥국생명의 해고 노조원들로 구성된 '해직자 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는 주식 부정 취득과 자산 편취 등의 혐의와 관련해 이 회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20일 서울서부지검에 낸다고 밝혔다.

태광그룹과 경쟁하는 케이블TV 사업자 씨앤엠의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고 "태광 측이 큐릭스 인수에서 로비와 편법 주식보유를 했다는 의혹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중희(52) 전 아산케이블방송 대표는 '2001년 태광이 천안방송(현 티브로드중부방송) 주식을 이면계약으로 매각했다 회수해 방송법 규제를 회피했다'며 증거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태광의 전 임직원이나 소액주주들이 고발자로 나선 사례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최초로 검찰에 제보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 회장의 부당한 경영에 반대하는 회사 퇴직자나 투자자한테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1997년 부친인 고(故) 이임용 선대회장에게서 그룹을 이어받자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화학ㆍ섬유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방송ㆍ금융 주도형(型)으로 탈바꿈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진통을 겪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흥국생명 등 3개 업체 노조와 구조조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장기파업과 부당해고 공방이 벌어졌는가 하면 상장사 소액주주와도 불화도 있었다.

고려대 장하성 경영대 학장이 결성한 '장하성 펀드'는 과거 이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인데 이어 최근 검찰 수사가 이뤄지자 오너가(家)의 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을 내는 등 여전히 대립각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유선방송ㆍ보험 사업을 확장하고자 인수합병(M&A)를 벌이면서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편법ㆍ특혜' 의혹도 수차례 제기됐다.

'재계의 은둔자'로 불리는 이 회장의 폐쇄적인 경영 방침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부와의 소통을 극도로 꺼리고 사업 성과만 중시하는 성향이 회사에 적대적인 세력을 양산했다는 것이다.

태광 계열사 대표로 재직했던 한 인사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모두 기존에 다 나왔던 문제"라며 "예전 갈등을 무시한 (이 회장 측의) 성향이 사태를 크게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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