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한국 초등학생의 근시 발병률과 진행도가 서구 다른 나라의 학령기 어린이보다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08 대한시과학회지에 실린 ‘한국 어린이 7~11세의 근시진행에 관한 2년 추적 연구’에 따르면 7~11세의 근시 발병률은 24개월 동안 14%가 증가하여 마지막 측정 시 53%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 30년간 어린이 근시 유병률은 세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안과학회는 70년대 8~15%에 그쳤던 어린이(초등학생) 근시 유병률이 2000년대 상반기에는 46.2%로 30여 년 간 세 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이 높아지는 원인은 취학 이전부터 학습량이 증가하는데다 컴퓨터 활용 등으로 과도하게 눈 조절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교육제도 하에서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당장에 식히기는 어렵다. 필연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면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최대한 근시 발병을 막을 수 있는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고, 근시가 생겼다면 조기에 치료하여 평생의 눈 건강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한방 이비인후과 전문 하성한의원(www.hasung.co.kr) 하미경 원장(위 사진)에게 어린이 근시 및 시력장애를 불러오는 나쁜 습관들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첫 번째, 골고루 먹지 않고 편식하기
눈은 신체의 각 장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편식은 몸의 기능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눈 건강에도 좋지 않다. 특히 간과 신장은 눈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눈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대개 간이나 신장의 기능도 저하돼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질이 약한 경우도 있고, 후천적으로 오랜 병 치례나 편식으로 영양불균형 또는 소모량이 너무 많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체질을 감별해서 맞는 한약을 처방하고 약침으로 눈 주위 및 눈과 연결된 경혈을 조절해서 2~3개월 내에 건강을 회복하고 시력 장애까지도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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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 |
한쪽으로 몸을 기울인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척추측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옆으로 휜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며 옆에서 보았을 때 ‘S자’ 형태이다.
우리 몸의 모든 신경과 연결되어 있는 척추의 구조가 바르지 않을 경우, 특히 뇌신경과 직접 연결돼 있는 경추(목뼈)에 이상이 생기면 뇌신경의 일종인 시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시력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자세로 인한 척추측만증을 예방하려면 책상 위에 반듯하게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미 진행된 경우 교정치료를 해서 바로잡는다.
소아나 청소년기의 척추 변형은 대개 통증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X-Ray 상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미한 부정렬도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세 번째, 한쪽 이로만 씹기, 자면서 이갈이 하기, 턱 괴고 책 읽기,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서 자기, 손톱 물어뜯기
이는 턱관절 장애를 불러올 수 있는 나쁜 습관들이다. 턱관절이 자리 잡고 있는 위치에는 신경과 혈관, 림프선들이 밀집되어 있어 턱관절 장애는 종종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눈의 이상도 예외는 아니다.
턱관절 장애는 일상생활의 매우 사소해 보이는 습관들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턱관절 이상이 발견될 경우 직접 연결된 경추를 비롯한 척추의 전체구조와 함께 바로잡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1mm 내외의 미세한 부정렬도 지속될 경우 척추와 상호간 영향을 주고받으며 구조적 이상을 유발할 수 있고 연관된 시신경에 부정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시력저하의 원인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고개를 쑥 빼고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보기, 침대에 엎드려 책 읽기
각종 디지털기기 발달로 고개 숙일 시간이 많아진 요즘 거북목이나 일자목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목이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나오는 자세를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한다. 7개의 추골로 이뤄진 경추의 정상 형태는 ‘C커브’인데 자세가 나쁘면 경추는 점점 ‘1자’에서 ‘C반대 커브’로 변한다. 경추와 시신경의 관계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시력장애가 있는 아이는 반드시 경추의 이상도 체크해봐야 한다.
거북목이나 일자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는 물론이고 1시간 공부한 후엔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서 목의 긴장을 풀어주고, 컴퓨터를 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에 위치하게 한다.
구부정한 자세가 습관이 된 아이는 이미 경추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추에 문제가 생기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구부정한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자세가 나쁘다고 아이들만 나무랄 게 아니라 경추를 비롯한 척추, 연결된 턱관절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장시간 책을 읽거나 컴퓨터 보기
안구근육이 고르게 발달해야 하는 소아시기에 가까운 곳만 집중해서 보면 안구의 운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사람의 눈은 근거리를 볼 때 근시의 모양으로 초점을 조절해 보게 되는데 가까운 거리를 많이 주시하게 되면 각막 및 수정체가 근시의 모양에 익숙해지고 그 상태가 굳어져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렇게 안구의 축이 길어져 발생하는 축성 근시는 먼데, 가까운 데를 고르게 보고 안구 운동력을 강화시킴으로써 회복될 수 있다. 책이나 컴퓨터를 보는 거리는 35~50cm가 적당하다. 50분간 책을 보면 2~3분간 먼 산이나 먼 곳을 바라보며 조절을 풀어주어야 한다.
이미 나빠진 시력을 회복시키고 재발을 막으려면 안구 근력을 강화시키고 유지해 줄 수 있는 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좋은 습관은 평생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예방과 치료에 모두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재발을 막는 파수꾼이기도 하다.
<도움말=하성한의원 하미경 원장>
안신길 기자 ejourn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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