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12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본선 무대를 밟은 지 13번째 만에 세계 축구를 평정한 것. 역대 최다(5회) 우승국 브라질과 이탈리아(4회) 등에 이어 통산 8번째로 월드컵 우승국 대열에 합류했다.
스페인 축구는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 이어 세계까지 제패하면서 세계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작성했다. 반면 1974년 대회부터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던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벽에 막혀 첫 우승의 꿈을 날려 버렸다.
양 팀은 전·후반 내내 서로의 골문을 노렸지만 마무리 2%가 부족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17분 아르연 로번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쳐 땅을 쳤다.
스페인은 후반 24분 헤수스 나바스의 슛이 상대 수비수 다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다비드 비야가 다시 슛을 날렸지만 수비수에 막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양팀은 전후반 90분 공방에도 골문을 뚫지 못한 채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쉽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연장 후반 11분에 갈렸다. 미드필더인 이니에스타가 해결사로 나섰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은 이니에스타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네덜란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숨을 한 번 고른 이니에스타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80년 한을 날리는 천금 같은 득점포를 뽑아냈다.
매번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지금까지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던 스페인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우승을 자축했다. 1978년 아르헨티아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는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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