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2일 광역단체장부터 교육의원까지 민선 사상 최초로 '1인8표제'가 실시되면서 유권자 상당수가 후보를 기억해오기도 쉽지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청소년문화센터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상갑(69)씨는 수십년간 투표를 해봤지만 '컨닝페이퍼'를 써온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웃었다.
김씨는 "투표장에 오기 전 투표 안내문을 수차례 읽어보고 왔다"며 "투표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뽑을 후보를 고르고 기억해오는 게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앞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정상(52)씨의 손에도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후보가 너무 많은데다 투표용지에는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지 않으냐"며 "이름만 보고는 누가 내가 뽑으려던 후보인지 헷갈려서 미리 기호와 이름을 적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팔달구 인천경기지방병무청에서 투표한 한나라당 김문수 도지사 후보는 "1인8표제 직접 해 보니 굉장히 문제가 많은 제도"라며 "특히 교육의원은 정당 등 기준이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30일 도지사 후보에서 사퇴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가 투표용지에 그대로 있어 헷갈린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표장에 심 후보가 사퇴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일부는 투표용지를 본 뒤 심 후보가 사퇴했는지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한 유권자는 "심 후보가 사퇴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찍을 수도 있겠다"면서 "안내원이 다시 한번 말해주거나 용지에 사퇴했다고 적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녀를 데리고 투표하러 온 정명문(62)씨는 "투표가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4장씩 두 차례 한다는 것 이외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모르는 부분은 안내요원들이 잘 설명해줘 어려움 없이 투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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