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군사분계선·NLL 도발' 해안포·미사일 공격 가능성
③ '백령도·연평도 점거' 최악의 상황… 전면전 비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남북 간 ‘기싸움’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군당국은 이날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유형으로 개성공단의 우리 근로자 억류, 군사분계선(MDL) 지역 총격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우리 함정에 대한 포사격 등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백령도와 연평도 점거 사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인질 사태=개성공단 설립 당시부터 남북관계 악화시 ‘인질사태’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정부는 그다지 놀라지 않고 관련 부처 간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준비 상황은 한미 군당국 간에도 밀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원로 회의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작성한 메모에는 ‘개성공단 인질 사태에 대한 방안 강구, 소규모 인질시, 대규모 인질시: 공중 ○○통제(39˚ 안), 미 전력 대규모 전개 要(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가운데 ‘대규모 인질시’에 언급된 내용은 평양 근처인 위도 39도까지 제공권을 확보하고 미군 전력을 한반도 주변에 대거 배치해 북한을 압박한다는 의미로 분석됐다. 이럴 경우 공중 전력은 미 본토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26일 도착)와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로 배치된 F-22A(랩터) 전투기 등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인질 사태가 발생한다면 우선 협상에 의존하겠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군사적인 구출작전 등도 고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DL이나 서해 NLL 해상에서의 도발=북한은 지난 24일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 경고장을 통해 “(남측이)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004년 철거된 MDL 지역의 대북 확성기 시설을 복구하면 이를 격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국방장관은 26일 국방·통일·외교부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열린 천안함 설명회에서 “북한이 전방에서 확성기 등에 조준사격을 가할 경우 교전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말 대 말’ 대결 국면이지만 ‘행동 대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충돌의 차원은 달라진다. NLL에서의 도발은 이미 경비정끼리의 교전과 잠수함 도발을 학습한 만큼 육상에 있는 해안포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비정이 NLL을 넘은 북한 경비정이나 어선을 퇴각시키는 과정에서 기습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령도와 연평도 점거 사태=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도발 유형으로 국지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쉽사리 꺼내들지 못하는 카드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한 공격은 해안포 사격 이후 상륙작전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연평도가 북의 손에 떨어진다면 그 파장은 인천공항의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이후 군은 북한이 백령도와 연평도 점거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강구해왔다”고 털어놨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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