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하다” 비난 빗발
"장애인·다문화 가정 여성 뽑겠다더니…" 6·2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 결과, 한나라당의 ‘공천 공수표’가 속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공천에서 여성·소외 계층의 정치 참여를 선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허언(虛言)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소외계층 배려 차원에서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사를 당선가능 범위에 배치하겠다”며 다문화가정 여성 등을 전면에 배치할 것처럼 홍보했다.
서울시 비례대표 의원과 경기도 비례대표 의원 후보 명단에 ‘상위권’으로 이름을 올리겠다며 영입한 필리핀 출신의 자스민씨와 귀화 일본인 이연화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나라당은 이들과 언론의 접촉도 적극 주선했으나, 실제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서 이들은 빠지고 말았다.
부산 시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전이경씨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부상으로 장애인이 된 체조스타 김소영씨도 영입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시 비례대표 1번 공천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실제로는 당선이 쉽지 않은 6번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연봉 2800여만원을 받는 체육단체에 이미 사표까지 제출한 상태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헛발질’은 인재영입위와 시·도당 공심위 간 제대로 의견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성 공천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중앙당 공심위는 기초단체장 선거에 서울 3곳 이상, 부산·경기 각 2곳 이상, 나머지 시·도에서 각 1곳 이상을 여성 후보로 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 전국 15개 시·도 가운데 정작 약속을 지킨 곳은 서울(4명), 부산(2명), 대구(1명), 인천(1명) 등 4곳에 불과했다. 더욱이 경기에서 31명, 텃밭인 경남과 경북에서 각각 18명과 22명 등 기초단체장 후보를 무더기로 내면서 여성을 1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나라당 서울지역 한 국회의원은 14일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라고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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