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진행서 국제공조 선회
G20회의서 중점거론될 듯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으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출구전략의 국제 공조가 다시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국가 간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던 출구전략 시행 시기도 국가 간의 협조 속에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조 다시 강화=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바탕에는 이번 사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을 넘어서 영국과 미국, 일본까지도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9일 ‘재정잔치는 끝났다’는 보고서를 통해 “남유럽 사태의 확산 여부는 스페인까지 전이되느냐가 핵심”이라며 “그리스가 자금 지원으로 채무불이행은 피하더라도 포르투갈과 스페인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의 대외채무 중 해외 금융기관과 관련된 채무는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1조7000억달러이며 이 중 스페인이 1조1450억달러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스페인 은행들은 포르투갈 대외 채무에 노출된 규모가 860억달러로 전체의 30%에 달해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재정위기 확산으로 서유럽 국가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 대외채무가 많은 동유럽 국가들의 연쇄 부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경제규모가 큰 영국의 재정위기 문제도 심각해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회의와 6월로 예정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이번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 간 공조 강화 방안이 중점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구전략 상당기간 늦춰질 듯=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목소리가 작아지고 상당 기간 경제회복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외 불안 요소가 확대되고 재정 지출을 무리하게 계속 늘리기 어려운 상태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며 실물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남유럽 재정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기 회복기에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미리 확보하는 ‘예방주사’가 필요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무리한 재정 지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재정지출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이나 세입 증가율 등 일정 기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조언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 이상 재정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라며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인 출구전략 시행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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