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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성폭행·살해·시신유기까지 5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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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15 23:18:56 수정 : 2010-03-15 23: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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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자백… 진술로 본 범죄행각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33)의 범행 자백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이모(13)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시간 안팎에 불과하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소주 3∼4병을 마시고 부산 사상구 덕포동 일대를 돌아다니다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 부산 사상구 덕포동 이양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해 혼자 있던 이양을 위협해 납치했다. 
그는 이양을 이전에도 자신이 가끔 머물렀던 이양 집 인근의 한 무속인이 살던 빈집으로 끌고가 감금한 상태에서 성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양이 비명을 지르자 손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후 만취해 잠들었다. 당시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양 부모와 함께 주변을 수색했지만, 다른 빈집들과 달리 대문과 유리창이 온전해 외부 시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무속인 집에 대한 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잠에서 깬 김길태는 옷이 벗겨진 이양의 시신을 발견하고 증거를 없애려고 집안에 있던 끈으로 손과 발을 묶고 전기 매트용 가방에 시신을 넣은 뒤 오른쪽 어깨에 메고 5m 정도 떨어진 바로 옆 빈집(일명 파란 집)으로 옮겼다.

시신을 유기할 곳을 찾던 그는 파란 집 바로 옆(직선거리 5m) 지붕 모서리에 있던 물탱크에 이양 시신을 머리부터 넣고 근처에 있던 시멘트를 물과 섞어 붓고 블록과 타일 등을 넣었다. 이어 이양 옷이 든 검은색 비닐을 함께 넣은 뒤 물탱크 뚜껑을 덮고 나서 돌을 올려놓고 담을 넘어 도주했다.
이때가 24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고, 이웃 주민이 시신 유기 장면을 목격했으나 겁에 질려 신고하지 못했다. 김길태는 주변을 배회하다 버스를 타고 사상구 주례동으로 도망갔으며, 25일 오전 7시58분부터 오후 1시까지 교도소 동기와 친구, 지인 등에게 장소를 옮겨 다니며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 이후 사상구 덕포동 일대 부모집과 빈집을 돌아다니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숨어지내다 지난 10일 결국 검거됐다. 각종 성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11년을 산 ‘성범죄 중독자’의 15일간의 도피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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