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0만弗 지원… 긴급 구호대 파견도 중미의 빈곤국 아이티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명을 넘는 등 21세기 최악의 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유엔주재 아이티 총영사 펠릭스 어거스틴은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완전히 초토화됐다”며 “10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도 “사망자가 3만명에서 10만명 사이라는 보고를 들었다”고 밝혔으며, 아이티의 유리 라토르튀 상원의원은 사망자가 최대 5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 CNN방송 등은 “포르토프랭스에 시신을 안치할 곳이 없어 거리 곳곳에 시신이 쌓여 있다”며 22만명이 사망한 2004년 인도양 쓰나미를 능가하는 ‘최악의 참사’가 우려된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병원이 무너지면서 부상자들이 응급처치조차 받지 못하고 숨지고 있으며, 가뜩이나 심각한 식량·식수난이 더 악화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파견한 구호팀이 속속 현지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구조활동에 돌입했지만 대부분의 통신·교통망이 파괴돼 구호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긴급 구호품과 긴급 구호대 파견 등을 포함한 총 100만달러(약 11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아이티에 제공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강진으로 현지 구호물자 공급이 긴급한 문제라고 보고 주도미니카공화국 대사관을 통해 생필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락이 끊겼던 교민들을 포함해 한인 71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아이티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단계를 2단계인 여행자제에서 3단계인 여행제한으로 상향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교민 17명이 인접국가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철수했고, 나머지 교민들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우승·조풍연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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