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5개 대회 연속 우승, 양용은 아시아 선수 첫 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 야구 대표팀 WBC 준우승, 축구 대표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2009년에도 스포츠는 살아 있었다. 태극 전사들이 보여준 감동의 파노라마는 세계 경제 침체로 시름에 잠긴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 한 해가 저무는 세밑, 다시 봐도 감격에 겨운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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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
지난 2월 4대륙선수권대회부터 12월 2009∼2010 ISU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피겨 퀸’ 김연아(19·고려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벽한 연기를 뽐내며 올해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그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뒤 2008년까지 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던 김연아지만 올해의 활약은 지금까지의 성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세 차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총점에서 두 번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고 매 경기 출전할 때마다 ‘더 이상 라이벌이 없다’는 설명이 따라붙을 만큼 압도적인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② 양용은, PGA 메이저대회 첫 정상
꿈의 무대인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양용은은 8월17일 미국 미네소타주 태스카의 헤일즐틴 내셔널골프장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서 있었다. 우즈에 1타 차 앞선 선두로 18번홀(파4)에 올라선 양용은은 200여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2m 옆에 떨군 뒤 과감한 버디 퍼트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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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
③ 한국축구, 7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6월 7일 중동의 ‘복병’ 아랍에미리트(UAE)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아시아권 국가에서 유일하고 세계에서도 여섯 번째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④ 신지애, 한국인 첫 LPGA 상금왕
신지애(21·미래에셋)는 3월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투어 회원으로는 첫 우승 감격을 맛봤다. 3월 말 J골프 피닉스 LPGA 인터내셔널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신지애는 6월 말 웨그먼스 LPGA 정상에 오르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9월 P&G 뷰티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선 2라운드까지 선두에 7타나 뒤져 있다가 최종 3라운드에서 승부를 뒤집는 역전 쇼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였다. 신지애는 결국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1년 만에 신인으로 상금왕에 오른 동시에 한국인 첫 상금왕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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