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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홀 이글샷으로 ‘감격의 역전’ 우즈 3타차로 제치고 우승컵 포옹

입력 : 2009-08-17 23:00:29 수정 : 2009-08-17 23: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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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챔피언십 승리 어떻게 양용은은 17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역전불패’의 타이거 우즈(미국)를 맞아 조금도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로 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를 거듭할 때마다 순위를 끌어올린 양용은이었지만 ‘골프황제’와 챔피언조에서 맞붙고도 역전 우승을 이끌어 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우즈는 이제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14승이나 올렸고 특히 4라운드 선두로 나섰을 때 역전패를 당한 적이 한번도 없다.

4라운드가 시작될 때 양용은과 공동 2위에는 메이저 대회를 세차례나 제패한 디펜딩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이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해링턴은 8번홀(파3)에서 무려 5타를 잃고 무너지는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줄줄이 우승권에서 멀어지면서 경기는 양용은과 우즈의 1대1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흘러갔다.

전반이 끝날 때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한 양용은은 2타를 잃은 우즈와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우즈가 앞서가면 양용은이 따라잡는 식의 경기흐름은 14번홀(파4·301야드)에서 운명처럼 바뀌게 된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양용은이 1온을 노려 드라이버로 티샷한 공은 그린 오른쪽 벙커 옆 러프로 떨어졌다. 우즈 역시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긴장한 탓인지 공을 벙커에 빠뜨리고 말았다. 벙커에서 가볍게 빠져나온 공은 홀 옆 2m에 멈춰섰다. 버디 찬스.

핀에서 약 20m를 남긴 양용은이 칩샷한 볼은 살짝 떠올랐다가 그린에 떨어진 뒤 깃대를 향해 굴러갔다. 버디 기회는 만들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양용은의 얼굴에 내비치는 순간 공은 거짓말처럼 깃대 사이를 파고들며 홀 속으로 떨어졌다.

허공을 향해 어퍼컷 펀치를 마구 휘두르며 이글 세리머니를 연출하는 양용은을 지켜본 우즈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버디 퍼트를 실패하면 2타차 2위로 밀리는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즈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로 따라 붙었지만 승부의 추는 이미 양용은 쪽으로 기운 듯했다.

피말리는 1타차의 살얼음 승부는 끝까지 계속됐다. 17번홀(파3·182야드)에서 양용은은 클럽 선택을 잘못한 데다 버디 퍼트마저 너무 짧게 쳐 보기 위기를 범했지만 우즈 역시 클럽 선택 실수로 그린을 넘겨 파 세이브에 실패, 보기를 한 양용은을 도와준 셈이 됐다.

이제는 우승을 결정할, 아니 역사를 바꿀 18번홀(파4·475야드). 홀컵까지 206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은 양용은은 큰 나무를 넘겨 홀을 곧바로 노리는 공격적인 샷을 구사했고 공은 홀 옆에 떨어져 2m 버디 기회를 맞았다.

버디를 잡아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우즈는 그린 왼쪽 러프에서 핀을 향해 세번째 샷을 굴렸고 이 공이 홀을 비켜가자 비로소 양용은의 우승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파만 잡아도 우승이지만 양용은은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멋진 버디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한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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