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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임총장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놓고 검찰 지휘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임채진 검찰총장(왼쪽)이 이인규 중수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박씨의 사돈으로서 중부지방국세청장(1급)을 지낸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 등이 박씨의 로비 창구로 거론된다.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혹 규명을 끝으로 지난해 말부터 6개월 가까이 이어진 박씨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세무조사 자료 유출됐나=국세청이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착수한 건 지난해 7월이다. 국세청은 이례적으로 서울지방국세청을 동원, 강도높게 조사한 뒤 11월 박씨를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고발하면서 제출한 세무조사 자료 중 일부가 누락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홍희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또 한 전 청장이 청와대에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누락되거나 고쳐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6일 조사4국 외에도 국세청, 서초세무서, 동울산세무서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주도한 간부들이 인사발령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업무 인수인계 때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모든 걸 넘기진 않는다”고 말해 이들이 태광실업 관련 자료 일부를 ‘개인적으로’ 보관하거나 외부에 유출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천신일·김정복 ‘역할 분담’=현재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혹과 관련해 형사처벌된 이는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한 명뿐이다. 추씨는 지난해 9월 박씨한테 2억원을 받은 뒤 한나라당 이상득, 정두언 의원에게 태광실업의 ‘선처’를 부탁했다. 검찰은 통화사실까지 확인했으나 “단호히 거절당했다”는 추씨 진술을 근거로 이, 정 의원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씨 시도를 ‘실패한 로비’로 단정했다.
검찰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새 ‘창구’로 의심하는 대상은 천 회장과 김씨다. 천 회장은 박씨와 ‘의형제’로 알려져 있고, 김씨는 박씨와 사돈관계다. 두 사람은 지난해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태광실업 구명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천 회장과 김씨 사이에는 모종의 ‘역할 분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 회장이 여권 실세 등 정계 인사를, 김씨가 국세청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각각 맡아 로비했으리란 게 검찰 추론이다. 천 회장은 박씨를 위해 꽤 구체적으로 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천 회장이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에게 박씨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이 대통령은 당시 ‘그런 소리 하려면 나를 찾지 말라’며 화를 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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