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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의 현주소] 환경 파괴·낮은 효율성… 무늬만 '그린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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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20 19:56:54 수정 : 2009-04-20 19: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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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무엇이 문제인가
풍력발전은 자연경관 훼손, 국민부담 가중, 주민 주거권 침해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선진국에서조차 발전의 비효율성 문제로 재평가가 이뤄질 정도다. 전문가들은 풍력발전을 하더라도 당초 취지대로 소규모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지 않는 바람개비=풍력발전은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하다보니 발전량에 가변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가동률이 25%일 경우 양호, 20% 이하는 저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 1?11월 각 지역 풍력발전기의 누적 가동률은 강원도 24%와 경북 20%를 빼면 제주 14.6%, 전북 14.3%로 극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경남은 8.4%에 그쳐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이처럼 가동률이 낮은 데는 풍력발전기가 바람이 초속 4m 이하로 거의 불지 않거나, 혹은 25m 이상으로 세게 불 때면 자동으로 멈춘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 및 지리적 여건이 이 같은 조건의 풍력발전에 부적합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겨울철에는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전력 수요가 많은 한여름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탓에 바람의 방향이 들쭉날쭉하고 그 강도도 심해 고장이 잦은 것도 문제다. 하지만 대부분 외국산 제품인 국내 풍력발전기는 고장이 나면 외국에서 수리기사가 직접 방문해야 한다. 자연히 수리 기간이 길어지고 가동률 저하를 부추긴다.

여기에 해안가에 설치된 발전기는 염분으로 인한 부식이 심하다.

◆국민 부담 가중시켜=정부는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을 위해 풍력발전단지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업체들은 조세특례제한법에 의거해 수입 기자재에 대한 관세를 경감받고, 에너지이용합리화법상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저리의 융자 및 지원을 받는다. 특히 초기 시설자금의 70%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어 소규모 자본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백두대간보호법에서 규정된 개발행위제한 예외시설로 인정받고 있고, 산지관리법에서도 산지전용제한 예외시설로 돼 있다.

가장 큰 특혜는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발전량 전체를 한국전력에서 매입해준다는 점이다. 지식경제부의 신재생에너지용 발전전력 기준가격지침에 따르면 풍력발전은 10㎾당 107.29원을 지불받는다. 이는 평균 발전요금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이 자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료 중 일부로 조성된 발전차액지원금으로 조성된다.

앞으로 1000기 이상의 풍력발전기가 세워지면 국민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풍력발전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덴마크의 전기료가 유럽연합 국가 중 가장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소음과 생태계 피해 너무 커=풍력발전기의 소음은 평균 1㎞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실험 결과 소음의 영향력이 2.5㎞까지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기 날개에서 발생하는 그림자의 영향력도 평균 1?2.5㎞로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엄청난 면적을 차지해 생태계를 파괴하고 경관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도 문제다.

하나의 풍력발전단지가 일정기준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풍력발전기 15?20기는 갖춰야 한다. 길이 100m에 이르는 회전날개로 인해 발전기 1기당 500m?1㎞에 달하는 간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면적이 제공돼야 한다.

또한 풍력발전설비 통과를 위한 직선형 대형 도로도 갖춰야 해 대규모 산림 훼손은 불가피하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풍력발전단지 설치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경남 밀양, 제주 난산, 강릉 대기 풍력발전단지 등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설치가 무산되거나 중지돼 있다.

한국녹색회 고재일 간사는 “대규모 상업시설화하는 풍력발전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결정적으로 깨뜨려 논란과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기존의 자연조건을 활용해 마을과 지역 단위의 소규모 자급자족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이 진정한 ‘녹색성장’인지 범국민 차원의 중장기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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