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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문건 공개 파문 확산 ‘성상납 리스트’ 수사의지 있나

입력 : 2009-03-20 09:45:49 수정 : 2009-03-20 09: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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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명단 있다→없다” 수시로 말바꿔
前매니저 소환도 미적… 외부 압력 의혹
탤런트 고 장자연(30)씨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문건에 거론되는 ‘유력인사 리스트’ 존재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고,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와 김모(41)씨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아 배경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가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19일 “유씨는 문건이 7장이라고 했는데, 경찰이 입수한 문건은 4장이고 여기에는 리스트가 없다. 그래서 전날 ‘리스트가 없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의 진술로 미뤄 경찰이 확보하지 않은 나머지 3장에는 실명이 거론된 인사들의 명단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브리핑에서는 문건에 거론된 관계자들의 명단이 경찰에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경찰은 (리스트를) 갖고 있지 않다. (유씨의) 일부 진술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라며 리스트의 존재를 부정했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에는 장씨의 ‘심경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문건에는 폭행과 성상납, 술자리 강요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실명이 몇 명 거론됐다”며 “실명이 거론된 인사들의 신상은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밝힐 수 없다”고 말해 리스트가 존재함을 알렸었다.

또 “실명이 거론된 인사들에 대한 성상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도 내용과 실명을 발표하는 것은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할 수 있어 공익을 판단해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17일에는 “언론사로부터 특정 인물 이름이 지워진 채로 문서를 전달받아 유력 인사의 이름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5일 동안 4번이나 말을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찰이 리스트에 오른 ‘유력인사’의 측근들에게서 유·무형의 압력을 받아 사건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건이 공개된 지 6일이 지났지만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수사도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문건의 필적이 장씨 본인의 것과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가 나와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력한 수사 의지를 표명했으면서도, 전 소속사 대표 김씨와 함께 이 사건의 실마리를 쥔 유씨에 대한 조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문건 공개 전인 지난 13일 유씨를 한 차례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을 뿐 문건이 공개된 뒤에는 소환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가 한 방송사가 문건 입수경위를 보도하자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뒤늦게 출석을 요구했다. 또 장씨가 숨진 뒤 전 기획사 대표 김씨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다 언론 보도가 나간 뒤에야 일본으로 몇 차례 전화를 건 뒤 범죄인 인도와 인터폴 수배를 요청한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성남=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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