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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링컨식 포용정치' 실현… 경쟁자 끌어안다

관련이슈 미국 '오바마' 시대 개막

입력 : 2008-11-24 09:16:19 수정 : 2008-11-24 09: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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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상대였던 힐러리 국무장관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세계 외교무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 당선자에 대해 “새벽 3시에 국가안보에 위급한 전화가 왔을 때 준비돼 있지 않다”며 공격했던 클린턴 의원이 세계적인 위기 극복과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위상 재정립의 책임을 짊어졌다. 경험이 풍부한 클린턴 의원이 북핵 문제와 이라크전쟁, 아프간사태, 중동 문제 등 조지 W 부시 정부의 유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경선 상대였던 클린턴 의원을 국무장관으로 기용한 데는 평소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경선 상대인 윌리엄 헨리 수어드를 국무장관으로 기용한 사실을 다룬 책 ‘팀 오브 라이벌스(Team of Rivals: 경쟁자들의 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의원이 국무장관으로 확정되면 미 국무부에서는 처음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에 이어 여성끼리 국무장관직을 인계인수 하는 또 하나의 역사가 수립된다.

클린턴 의원은 국무장관직을 수락하면서 오바마 당선자에게 막강한 권한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의원이 20일 오바마 당선자와 통화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통령에게 접근할 수 있는 독대 권한과 국무부 인사권 보장을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의원은 부시 행정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에 휘둘린 것과 같은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국무부 인사권을 클린턴 의원에게 보장하면 국무부는 클린턴 측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오바마 외교자문팀 일색으로 꾸려져 양 기관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외교 전문가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의 역할과 위상도 모호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장관 간 외교적 시각차가 작지 않은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라크전과 관련해 클린턴 의원은 전쟁을 승인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지만 오바마 당선자는 당시 상원의원이었다면 반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의원은 중동, 이란 정책에서 민주당 내 강경파에 속한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이 되면, 남편인 빌 클린턴과 부시 대통령이 실패했던 북핵 프로그램과 아랍·이스라엘 갈등, 이란과의 교착상태를 풀어나가는 데 전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클린턴의 국제적 위상으로 미뤄 많은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협조와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북정책 입장=클린턴 의원은 오바마 당선자보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클린턴 의원은 북한의 2006년 핵실험에 대해 유엔 제재가 미흡했다며 보다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선 때 오바마 당선자가 “김정일 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직접 대화하겠다”는 뜻을 보이자, 클린턴 의원은 “천진난만한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의원은 당시 “외교 현안을 풀기 위해 대화 노력을 하겠지만 김 위원장과 직접 회담하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icykar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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