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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주부들 '최진실 자살 쇼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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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0-06 09:59:01 수정 : 2008-10-06 0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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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카페 “여자로서 우상이었는데” 슬픔·충격 토로
전문가 “롤모델 상실감 커… 우울증으로 이어질수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탤런트 고 최진실씨의 발인식이 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엄수된 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화장터로 가기 위해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톱 탤런트 최진실씨가 이혼의 아픔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던 상당수 주부들이 최씨 자살 이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로 이혼 등 비슷한 처지의 40∼50대 중년 여성들이 ‘롤모델’이던 최씨의 자살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일 인터넷 카페에는 최씨의 자살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포털 마이클럽의 ‘쥬디’라는 네티즌은 “너무 슬퍼서 오늘 술 한잔했다”며 “팬이 아니라고 해도 한 여자로서, 어린 시절의 우상으로서…”라고 적었다.

아이디 ‘mna925’는 “정말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 내린다”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최씨 마음을 헤아려 주고 다독여 주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아 맘이 너무 아프다”고 썼다. 네티즌 ‘박초롱’은 “폐경기에 우울증이 생긴 어머니가 하루 종일 최씨 기사만 보며 눈물을 글썽인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하시는데 내가 더 불안해진다”고 걱정했다.

결혼 2년차인 김정숙(32·여·가명)씨는 최근 50대 후반인 친정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평소 인터넷을 잘 하지 않던 어머니가 하루에 몇 시간씩 굳은 표정으로 PC 앞에 앉아 최씨 자살 기사를 찾아 읽는다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서는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어머니가 자식들 출가시키고 공허할 텐데 최씨 자살 소식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불쌍해서 어쩌느냐’는 말을 자주하고 있다”며 불안해 했다.

유명인의 자살을 뒤쫓는 ‘베르테르 효과’로 추정되는 사건도 잇따랐다. 지난 4일 오전 5시40분쯤 경남 진해시 여좌동 하천변 산책로에서 김모(37·여)씨가 난간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중국동포인 김씨가 1997년 입국해 결혼과 이혼을 두 차례나 겪은 뒤 우울증에 시달렸고 지난 2일 오후 7시쯤 최씨 자살 사건 보도를 시청하다 말 없이 나갔다는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이날 오후 6시50분쯤 경남 통영시 정량동 김모(49·여)씨 집에서 김씨가 안방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남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지난 3일에는 강원과 전남에서 30대와 50대 여성이 각각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민수 고려대 안암병원 우울증센터 소장은 “남편 외도와 자녀 양육, 경제적 문제로 최씨에게 정신적 동질감을 느끼던 여성은 더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고 이 경우 ‘저런 사람도 죽는데 나는 살아서 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주부들이 ‘죽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할 때 남편이 1차적으로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증상이 심화되면 반드시 병원에서 전문가들의 상담을 받아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홍·정진수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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