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뉴스전달자' 아나운서, 결혼·사직 등 '뉴스제공자'로 변신

입력 : 2008-03-19 14:24:42 수정 : 2008-03-19 14:24:4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유정현 총선출마, 강수정 결혼, 김성주 컴백, 박지윤 사직 등 이슈

[세계닷컴] 뉴스나 정보를 전달하는 아나운서들이 '뉴스꺼리'를 제공해주는 입장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예능계 진출로 인해 '아나테이너'란 긍정·부정의 양면성을 지닌 단어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이들 '아나운서'의 영역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여론까지 일게 만든 것은 물론 정계까지 스스럼없이 진출해 정체성 문제까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3월 12일, 총선 전에 한나라당에 입당한 유정현 전 SBS 아나운서가 전략공천 지역인 중랑갑 공천이 결정되었다. 애초 서울 동작갑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후 기사회생한 것이다. 유 전 아나운서의 총선 진출은 정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물이 방송을 통한 '인기'로만 정계에 진출하려는 행태에 대해 다시한번 비판꺼리를 제공해줬다. 특별히 어떤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일요일 아침방송에 잘 출연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해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든 것이다.

3월 15일, 강수정 전 KBS 아나운서가 홍콩에서 매트 김씨와 결혼을 올렸다. 펀드매니저로 알려진 매트 김씨는 얼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평소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네티즌은 '최고급 호텔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평범한 회사원과의 결혼식인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 전 아나운서는 홍콩 섬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센터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에서 지인 40여명만 초청해 결혼식을 올렸다.

3월 17일 김성주 전 MBC아나운서가 1년 만에 복귀한다는 '뉴스꺼리'를 제공했다. 오는 29일부터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 '명랑 히어로'의 MC를 맡은 것. 이미 3월 5일부터 복귀에 관한 이야기는 나왔지만 '확정'에 대해서는 불분명했다. 예능국에서 추진한 이번 일에 대해 아나운서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백이 확정되면서 MBC 측에서 시청률를 의식해 '괘씸죄'를 면죄해 준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3월 18일은 두 명의 전·현직 아나운서가 동시에 '뉴스 메이커'로 부상했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면서 서울 중구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은 남편인 한나라당 박성범 전 의원이 나경원 의원에게 공천에서 밀린 지역구다. 이 때문에 남편을 대신해 다른 당에 입당해 '복수'하려고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낳았지만 본인은 부정했다. 이어 '대박 뉴스꺼리'를 제공한 것은 박지윤 KBS 아나운서. 인기 아나운서 중 한명인 박 아나운서가 KBS 퇴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퇴사 이유도 다양하게 나왔지만 결정적으로 눈길을 끈 것은 직장 동료이자 연인이 최동석 아나운서와의 관계다. 이 때문에 퇴사후 결혼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지만 본인은 부정하고 있다. 

이미 움직임 하나 하나가 연예인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 전·현직 아나운서들의 행보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전반적인 의견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뉴스와 새로운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방송국에 입사한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인 방송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정치칼럼리스트 공희준은 이미 2006년에 "노현정의 결혼과 강수정의 프리랜서 선언에 시비가 붙은 이유는 공공재인 한국방송 전파를 사적 이득을 취하는 데 악용했다는 의혹과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해서다"라고 비판하 바 있다. 또한 최근 뉴스 진행 중 눈에 거슬리게 웃거나 음주 진행 파문 등 잇따른 방송 사고도 네티즌들이 아나운서가 '뉴스메이커'로서 등장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반박의견도 다양하다. 대중의 관심사에 대해 직업이나 그 영역을 정의할 수 있냐는 의견이 그것이다. 예능프로그램이든 뉴스프로그램이든 방송에 나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소장은 이미 한 매체를 통해 "문화 코드가 바뀌고 그 일부로 방송문화의 문법이 변했다면 아나운서 직책과 활동의 의미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사고하는 게 현실을 따라잡는 길이다"라며 "'아나운서=언론인'의 순수 혈통주의는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아나운서 공동체 내부의 차이 나는 욕망에 정직하지 않고 다능한 탤런트를 요구하는 현 방송제작 조건과도 어울리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아나운서를 그렇게 신화적으로 대하지 않는 대중 취향과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었다.

네티즌 젤리는 "아나운서도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기억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과도한 노출과 어울리지 않는 춤을 추던 사람이 갑자기 정색하고 뉴스를 진행하면 신뢰가 가겠는가"라며 "아나운서가 뉴스 전달자가 아닌 스스로가 '뉴스'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에 나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 관련기사
▶ 이연희, 이번엔 소지섭과 호흡
▶ LPG 한영, 팀 탈퇴 '솔로' 활동
▶ 손담비, 다음달 1집
▶ MC몽, '특명' 음원유출 막아라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빛나는 여신'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
  • 아일릿 민주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