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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의 와인이야기] 다양한 와인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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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07 17:09:07 수정 : 2009-03-07 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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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레드·로제 그리고 스파클링·스틸… “화이트 와인이야 당연히 청포도로 만들죠. 와인 색을 보세요. 어떻게 적포도에서 화이트 와인을 만들겠냐구요.”

“화이트 와인은 포도 껍질을 제거하고 포도즙만 가지고 만든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적포도나 청포도나 상관이 없죠.”

어느 날 모임에서 나온 말이다. 요즘에야 이런 논쟁이 잘 나오지 않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해외 주재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던 얘기다.

5∼6년 전만 해도 화이트 와인은 적포도 품종과 청포도 품종 중 어느 것으로 만드냐고 물으면 대부분 청포도 품종이라고 얘기했다. 언뜻 맞는 것 같지만 실제 화이트 와인은 발효 전 포도를 압착(press)하여 나온 포도즙만 사용하기 때문에 청포도와 적포도 둘 다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 품종으로 만들지만 발효할 때 필요한 것은 포도즙이므로 껍질의 색이 중요하지 않다.

이에 반해 레드 와인을 만들 때는 포도 껍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레드 와인의 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가 바로 껍질에 들어 있는 안토시안이란 색소이고, 레드 와인 특유의 타닌 맛도 바로 껍질에 들어 있는 폴리 페놀이라는 성분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레드 와인을 만들 때는 적포도를 발효 전에 껍질째 으깨어 껍질과 포도즙을 섞어 같이 발효시킨다.

그럼 로제 와인은 어떻게 만들까. 일반적으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적포도 품종을 사용하여 포도즙과 껍질을 24∼48시간 정도 같이 두었다가 포도즙에 살짝 핑크빛 물이 들면 껍질을 제거하고 화이트 와인처럼 양조한다. 그러므로 로제 와인은 적포도를 사용하지만 타닌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화이트 와인처럼 상큼한 과일향이 주를 이루게 된다. 마실 때도 화이트 와인처럼 차게 마시는 게 좋다.



와인의 종류는 탄산가스의 유무로도 나눌 수 있다. 탄산가스가 함유되어 있는 와인을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부르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의 샴페인 마을에서 나오는 샴페인이다. 스파클링 와인과 비교해 우리가 흔히 마시는 보통 와인은 탄산가스가 없는 잔잔한 와인이란 의미로 스틸 와인이라고 한다.

또 알코올 도수가 8∼15% 정도 되는 일반 와인을 라이트 와인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와인 양조 과정에서 알코올을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가 15∼20% 정도로 높아진 포트 와인이나 쉐리와 같은 포티화이드 와인(주정 강화 와인 또는 리큐어 와인)과 대비되는 뜻이다.

인류 역사상 기원전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이름도 모를 수많은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의 스타일을 위와 같이 단순하게 분류하기도 하지만, 이는 복잡한 와인의 세계를 쉽게 접근해 보려는 한가지 방법일 뿐 실제 와인의 스타일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 다양함 때문에 때론 손발 다 들고 ‘이제 그만’하고 외치고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똑같은 이유로 새록새록 샘물 솟듯 와인에 관한 호기심도 생겨나고 도전심도 발동해 오늘도 미지의 와인세계로 또 한 발짝 가까이 가고자 얇은 지갑을 톡톡 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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