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협력 관심… 협상 촉매 기대
구윤철·베선트 美 재무 31일 회담
조현 외교, 루비오 국무 설득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이번주 정부가 미국과 막판 협상에 나선다. 현재 25%로 책정된 상호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이른바 ‘비관세 장벽’ 철폐, 대규모 투자 요구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양국 간 협상을 이끄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만남이 시한 하루 전인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시간이 부족해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8월1일 협상 시한 완료를 닷새 앞두고 정부는 시한까지 협상에 총력에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25일, 26일 이틀 연속 대미 통상 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한·미 간 고위급 협상 상황을 공유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구 부총리 등 대통령실과 정부 핵심 인사들은 물론 협상을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김 정책실장은 25일 회의 후 “협상 품목에 농산물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해 상호 합의가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익을 중심으로 가장 우리나라에 큰 혜택을 줄 수 있고, 세계의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둔 협상에 임하라”는 메시지를 협상팀에 전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은 31일 워싱턴 재무부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져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당초 지난 25일 구 부총리·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베선트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2+2 통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미국 측이 연기했다. 또 31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외교·통상 라인이 트럼프 행정부 설득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그리어 USTR 대표 등을 연이어 만났다. 러트닉 장관과는 24, 25일 두 차례 만났으며 25일엔 밤늦게 러트닉 장관의 뉴욕 자택에서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빠듯한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유럽연합과 관세 협상을 한다. 28∼29일에는 스웨덴에서 베선트 장관 등이 참여하는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미국과 대면 협상이 가능한 날이 실질적으로 30∼31일 이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취재진과 만나 “8월1일에는 거의 모든 거래가, 아니면 전부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주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을 전하며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청을 받은 상태”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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