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증가하지만 은행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금융권 전망이 나왔다. 정부의 규제 강화 속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집중하면서 대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들은 올해 3분기 국내은행 대출수요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은행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를 보면 2분기 각각 8, 11로 집계됐는데 3분기에 6, 25로 차이가 커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국내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들에게 업계 대출행태에 관해 물은 뒤 이를 각 기관의 대출금액에 따라 가중 평균해 -100부터 100 사이의 지수로 산출한 것이다. 음수이면 수요 감소, 양수이면 증가를 나타낸다.
반면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대기업(6)에 대해 소폭 완화되고 중소기업(-6)은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국내은행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17), 올해 1분기(0), 2분기(-14)로 대체로 강화 추세다.
이는 경기 둔화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치솟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문턱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6·27 가계대출 대책 시행으로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당초 계획의 50% 수준으로 줄면서 대기업 대출 쏠림 현상은 하반기에 더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1∼6월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7조2581억원 증가했는데 이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3조3910억원 느는 데 그쳤고, 개인사업자대출은 오히려 1조5332억원 감소했다.
금융권은 규제 강화 영향으로 은행권의 주택 관련 가계대출(-31)과 신용대출 등 일반가계대출(-22) 모두 문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는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 관련 가계대출(-6)이 감소하겠지만 일반 가계대출(6)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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