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정권을 유지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한곳이 탈퇴하면서 연정 균열 조짐이 커지게 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라유대주의연합(UTJ)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군 복무 면제 법안을 둘러싼 문제로 연정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당 대표가 이탈한 데 이어 UTJ 의원 7명 전원이 연정에서 빠져나가게 됐다.

이로 인해 네타냐후 연립전부가 확보한 의회 의석은 61석으로 줄었다. 이스라엘 의회 전체 의석수는 120석으로 단 한석만 잃어도 과반이 붕괴된다. 연정 핵심 세력이자 또 다른 초정통파 정당인 샤스당이 탈퇴할 경우 연정이 사실상 무너진다. 일단 현재로서는 샤스당 의원들이 탈퇴에 동참할지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군 징집 문제로 결국 초정통파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1948년 건국 이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말살될 뻔한 문화와 학문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면제 받아왔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가자지구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 병력 부족이 심해지자 네타냐후 정부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를 대상으로도 징집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이스라엘 대법원이 이들의 병역 면제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놨고 이스라엘군이 징집을 준비하자 초정통파들은 거리 시위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파와 샤스당, UTJ 등 초정통파 세력을 끌어모아 극우 연립정권을 꾸려 202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했다. 로이터 통신은 “초정통파 정당들은 군 면제 법안이 연립 정부에 합류하기로 합의한 핵심 공약이었다고 주장해 왔다”며 “이스라엘 군이 여전히 가자 전쟁에 휘말려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이스라엘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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