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 등으로 정치권이 들끓는 사이 국회 근무 인증을 받아야 ‘투고 글’을 올릴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지에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자조 섞인 메시지가 쇄도했다.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따르면 지난 12일 투고 글에서 A씨는 갑질 사건 ‘인청(인사청문회)’을 방어해야 하는 보좌진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왜 우리를 지키지 못할까’라던 A씨는 시민단체들의 갑질 의혹 침묵을 비판하고, “불만 없이 묵묵히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변기를 수리하는 보좌진이 이상하지 않은 보좌진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보좌진 ‘2차 가해’ 우려 글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투고된 다른 글은 “자당의 현직 재선 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를 음해해서 보좌진이 얻는 이득이 무엇인가”라며, “결정적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 ‘실수’, ‘인식의 부족함’, ‘소통 부족’, ‘관행’ 등의 입장 표명 후 후보자는 임명이 강행될 거고 피해자들만 더욱 음지로 숨어들게 눈에 보인다”고 적혔다.
보좌진의 ‘절대적 약자’ 처지를 강조하는 글도 보인다. 다른 투고 글은 “공무원 신분이지만 칼퇴는 꿈도 못 꾼다”며 국회 정책과 입법 업무 속에서도 SNS 관리나 심한 곳에서는 ‘가족 뒤치다꺼리’까지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의원 한마디에 직업을 잃을 수도 있는 불안정한 신분인 ‘현대판 노비’로 불릴만하다면서다. 이 글에는 제보자로 지목된 이들의 공포와 무력감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2차 가해를 비판하고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이야기를 해달라”는 호소도 담겼다.
이 외에 ‘부품 취급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애초에 사람이 아니라 소모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보좌진으로서 자괴감이 느껴진다’ 등의 글도 이어졌다.

강 후보자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서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부족했던 점은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있어서 밑거름을 잘 삼아서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청문회는 보좌진 갑질 의혹, 배우자 스톡옵션 논란 등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면서 자정을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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