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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우릴 지키지 못하나”…SNS에서 이어진 보좌진의 호소

입력 : 2025-07-15 06:55:03 수정 : 2025-07-15 06:55:02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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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투고 글 쇄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과
지난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갑질 의혹 관련 내용이 화면에 송출되고 있다. 뉴시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 등으로 정치권이 들끓는 사이 국회 근무 인증을 받아야 ‘투고 글’을 올릴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지에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자조 섞인 메시지가 쇄도했다.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따르면 지난 12일 투고 글에서 A씨는 갑질 사건 ‘인청(인사청문회)’을 방어해야 하는 보좌진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왜 우리를 지키지 못할까’라던 A씨는 시민단체들의 갑질 의혹 침묵을 비판하고, “불만 없이 묵묵히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변기를 수리하는 보좌진이 이상하지 않은 보좌진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보좌진 ‘2차 가해’ 우려 글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투고된 다른 글은 “자당의 현직 재선 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를 음해해서 보좌진이 얻는 이득이 무엇인가”라며, “결정적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 ‘실수’, ‘인식의 부족함’, ‘소통 부족’, ‘관행’ 등의 입장 표명 후 후보자는 임명이 강행될 거고 피해자들만 더욱 음지로 숨어들게 눈에 보인다”고 적혔다.

 

보좌진의 ‘절대적 약자’ 처지를 강조하는 글도 보인다. 다른 투고 글은 “공무원 신분이지만 칼퇴는 꿈도 못 꾼다”며 국회 정책과 입법 업무 속에서도 SNS 관리나 심한 곳에서는 ‘가족 뒤치다꺼리’까지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의원 한마디에 직업을 잃을 수도 있는 불안정한 신분인 ‘현대판 노비’로 불릴만하다면서다. 이 글에는 제보자로 지목된 이들의 공포와 무력감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2차 가해를 비판하고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이야기를 해달라”는 호소도 담겼다.

 

이 외에 ‘부품 취급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애초에 사람이 아니라 소모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보좌진으로서 자괴감이 느껴진다’ 등의 글도 이어졌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강 후보자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서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부족했던 점은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있어서 밑거름을 잘 삼아서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청문회는 보좌진 갑질 의혹, 배우자 스톡옵션 논란 등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면서 자정을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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