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의 각종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같은 의사 출신인 남편 60대 서모씨는 최근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강원도 평창에 5000여㎡의 농지를 보유한 것이다. 법적으로 농지는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을 경우 소유할 수 없다. 법적 대상이 아닌 이전 농지 소유주에게 농업직불금도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이중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후보자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있을 때 서씨가 ‘코로나 수혜주’로 분류된 손 소독제 관련 주식 ‘창해에탄올’을 꾸준히 매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해 충돌’ 논란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서씨가 해당 주식을 처음 산 시점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2년 전이지만,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도 계속 사들였다. 그가 가진 창해에탄올 주식만 5000주(약 5300만원)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해명을 미루고 있다. 배우자의 주식 논란에 대해서는 “잘못된 내용이 많다”면서도 “청문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충실하게 설명하겠다”고 언급할 뿐이다. 농지법 위반 의혹에 관해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해명하면 되지만, 여전히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던 그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국민이 고통을 겪던 코로나 유행 당시 승격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을 맡아 방역 대응에 앞장선 인물이다. ‘K방역’의 상징으로 ‘코로나19 영웅’ 이미지를 얻으면서 국민적 인지도를 높였다. 정 후보자는 확진자 등을 발표하는 코로나 브리핑을 매일 진행했고, 늘어나는 흰머리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늘 카메라 앞에 서서 코로나 관련 통계와 대응 방침을 투명하게 밝혔던 것과 달리 최근 정 후보자의 행보는 해명 피하기에 급급하다.
정 후보자 청문회는 18일로 예정됐다. 이재명정부 첫 복지부 장관은 1년5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 해소 등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과 동시에 정책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개인적 의혹에 관해 해명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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