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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 ‘첩첩산중’… 정상화 대책 떠안은 교육부 ‘난감’

입력 : 2025-07-14 19:02:35 수정 : 2025-07-14 22:58:57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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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출구 찾기 고심

43% 8351명이 유급·제적 대상자
1학기 유급땐 2학기 수강 어려워
1년 단위 학사제 유연화 불가피

학칙개정·수업 추가 개설 등 난제
교육부 “정상화 방안 마련 모색”
유급생 구제 땐 특혜 논란 일 듯

수업을 거부 중이던 의대생들이 복귀 의향을 밝히면서 정부와 대학에 ‘복귀 대책 마련’이란 또 다른 숙제를 던졌다. 지난해 각종 특례를 마련하며 의대생들의 유급·제적을 막아줬던 교육부와 대학은 이번에는 의대생들의 복귀 걸림돌을 치워 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학교를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마음대로인 의대생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높다.

 

의정 ‘화해 무드’… 대타협 희망 보이나 의·정 갈등 속에 학교와 병원을 떠났던 의대생들에 이어 전공의들도 복귀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14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교육부 “정상화 방안 모색할 것”

 

교육부는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종합적인 여건을 살피면서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생의 복귀 시기, 방법 등은 대학별로 학칙 등 상황이 다르고 고려할 사안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의대생, 대학, 관계부처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생 대부분은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수업 거부에 들어갔다. 정부는 수차례 연기 끝에 올해 4월30일을 최종 복귀시한으로 정했지만, 절반가량은 이때까지도 복귀하지 않아 결국 재학생(1만9475명)의 약 43%인 8351명(제적 46명)이 유급·제적 대상자가 됐다.

 

의대는 대부분의 수업이 1년 단위로 짜여 1학기에 유급되면 2학기 수업은 자동으로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의대생들이 공개적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힌 것은 ‘유급생도 올해 원활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정부·대학이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대표는 “유연화 같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으나 미복귀자들이 2학기 수업을 들으려면 상당수 학교에서 학사 유연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 발표 전까지는 “올해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의대생들의 입장이 바뀐 만큼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가능한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새 장관이 오지 않아 적극적인 입장 발표는 어려운 분위기다.

 

◆쉽지 않은 복귀… “또 특혜” 비판도

 

의대생 복귀는 학칙 개정, 수업 추가 개설 등이 맞물려 간단치 않다.

 

앞서 교육부와 대학은 24·25학번 분리 수업, 계절학기 개설, 예과 수업 과정 단축 등 복귀 의대생을 위한 각종 학사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는 5월부터 수업을 듣는다는 전제에서 나온 방안들이었다. 여름 이후 복귀는 교육부와 대학의 계획에 없던 상황인 만큼 새 대책이 필요하다.

 

그나마 예과는 교양수업 위주라 추가 수업 개설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본과는 2학기 복귀자를 위한 실습수업을 추가로 여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나중에는 복귀하고 싶어도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정부가 2학기 복귀에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향후 교육부와 대학이 학칙을 변경하며 어떻게든 복귀 대책을 짜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확정된 유급·제적 대상자가 구제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온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14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 마련된 의대생 복귀 상담센터 모습. 뉴시스

대학가에선 불만이 높다. 이미 수차례 특례를 받은 의대생에게 또 한 번 특혜를 주는 상황이 돼서다. 의대가 있는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A씨는 “의대생들은 유급도 감수한다며 마음대로 해놓고 이제는 갑자기 돌아올 테니 대책을 내놓으라고 학교를 압박하고 있다”며 “학교가 의대생들에게 휘둘리는 것 같아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대가 있는 한 사립대 총장은 “다른 학과에선 의대에 원칙대로 안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복귀를 막을 순 없어 난감하다.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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