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의료기기 기술 활용한 제품
주름·탄력 관심 2040여성에 인기
에이피알, 절반이상 해외서 판매
실적 급상승해 업계 시총 2위로
달바글로벌도 수출 지역 넓혀가
아모레, AI기능 접목 제품 출시
LG생건, M&A로 시장 본격 참여
‘항노화(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외에서 가정용 뷰티기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메디큐브를 운영하는 에이피알이 판매한 뷰티기기 절반 이상은 해외 시장에서 팔렸고, 에이피알은 수출 호재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2위를 꿰찼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의 화장품 업체들과 달리 최근 부상하는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까지 판로를 넓혀 성장 동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매출 7228억원 중 뷰티기기 비중이 43%(3126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매출(2660억원)의 34%(909억원)도 뷰티기기에서 나왔다. 2021년 출시한 뷰티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지난달 누적 판매량 400만대를 돌파했다.
뷰티기기는 병·의원에서 쓰던 미용 의료기기 기술을 가정용으로 상품화한 제품이다. 비전문가용이어서 치료 등의 효과는 떨어지지만 꾸준히 미용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2040 여성들에게 주름·탄력 관리 제품 인기가 높다”며 “최근에는 간편한 홈 케어 솔루션을 찾는 50대 이상 고객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티에이징·슬로에이징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도 뷰티기기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에이피알은 시장 점유율 1위 에이지알 뷰티기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저주파(EMS)·고주파(RF)·초음파(HIFU) 등의 전문 기술을 가정용 기기에 담아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9월 미용기기 ‘시그니처 올 쎄라’를 출시했다. 달바는 유해성분을 배제한 ‘클린뷰티’ 이미지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달바와 에이피알은 미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 중화권 등 수출국을 다양화해 기존의 화장품 기업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한 ‘메이크온’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달 LG전자의 가정용 뷰티기기 ‘LG 프라엘’을 인수한 뒤 뷰티기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30·40 여성 고객 비중이 큰 홈쇼핑 업체 CJ온스타일은 피부과에 기기를 납품하던 전문가용 브랜드 뷰티기기를 선보였다. 4월 모바일 라이브쇼에서 정가 100만원에 달하는 뷰티기기 ‘톰 더글로우’ 1000세트가 방송 시작 약 1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날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이용자는 92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뷰티기기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뷰티기기 시장 규모가 2023년 42억달러에서 2030년 348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업체들은 수출 확대에 주력하는 중이다. 에이피알은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 남미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해외 매출을 견조하게 다질 방침이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 현재 의공학 전문가 등 전문인력 30명이 뷰티기기 개발·검증을 담당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국내 뷰티 업체 실적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뷰티 트렌드에 따라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국내 뷰티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수한 품질과 트렌디한 신제품, 저렴한 가격이 K뷰티의 차별화된 장점”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유럽·중동 등 신규 시장으로 확산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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