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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본부장 “다음 방미 땐 정부안 가져가 미국과 주고받기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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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4 13:46:12 수정 : 2025-07-14 13:46:12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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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국회와 협의해 정부안 도출할 듯
“늘 고통 수반된 농산물 협상…전략적 판단 필요”

지난 5∼1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했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협상 타결이 지연된 배경으로 제조업 협력이 잘못된 전략이 아니냐는 질의에 “미국이 제조업 협력에 흡족하지 않아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여 본부장은 다음번 방미 때는 “관계부처와 이해관계자, 국회 협의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랜딩존’에 도달할 수 있는 우리 정부안을 만들어 주고받기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14일 밝혔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워싱턴D.C에서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여 본부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지난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결과와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다시 한 번 유예된 25% 상호관세를 놓고 향후 20여일 간 어떻게 협상을 추진할지 계획을 전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한 달여간 대내적으로 협상체제를 확대, 일신하고 짧은 시간에도 미국 측 협상 파트너와 실질적으로 논의를 진전했다”고 자평한 여 본부장은 남은 20여일을 “우리에게 랜딩존을 찾기 위한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범위를 좁히고 협상을 타결할 방안을 랜딩존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선 후 지난달 12일 취임한 여 본부장은 이후 워싱턴을 두 번 방문했다. 취임 열흘 만인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방미했던 여 본부장은 지난주에 다시 방미해 닷새가량 머물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각각 총 3차례 만났다. 그럼에도 현재 상황을 “축구 후반전에 선수가 교체돼 전력질주를 하다가 결국 연장전에 돌입한 상황”이라 빗댄 여 본부장은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지는 않으려는 생각”이라며 “20여일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굵직한 큰 그림 차원의 합의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점을 살려 미국과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협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여러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여러 산업 분야 협력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 우리나라가 무엇을 내주고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인하받는 윈-루즈(win-lose) 틀의 ‘제로섬’이 아닌 미국 제조업 복원을 도우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윈윈 방식의 ‘포지티브섬’으로 양국 이익의 규모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여 본부장은 “미국 통상 협상은 경제이슈뿐 아니라 정치적 이슈가 중요하다”며 “그만큼 미국 중소기업의 제조업에 집중해 상품교역 분야 무역적자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조업 협력 방식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데 즉각적 효과를 보기 어려운 전략이 아니냐는 질의에는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면서도 양국 핵심산업을 성장할 논의에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 무역적자 감소가 중장기적으로 일어나는 부분은 분명히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 안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제조업 협력안 도출과 동시에 USTR이 매해 작성하는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 보고서)’에 언급된 비관세 장벽도 협상 대상이다. 여 본부장은 “우리가 어떤 걸 수용하고 거부할지 관계부처, 국회와 협의하고 의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통상협상이든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협상은 없다”며 “하지만 이후 산업 경쟁력이 강화돼 농산물도 우리가 전략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귀국한 여 본부장은 이번주 관계부처와 국회 등에 방미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사항을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 개방을 비롯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전망이다. 여 본부장은 “국내에서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국회 등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가는(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이 미국과 협상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다음 방미 땐 국내에서 필요한 절차를 거쳐서 랜딩존을 염두에 두고 합의를 시도하는 형태가 돼야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관련해서는 “현재 장관급에서 최대한 진전을 보이고 양국 이슈를 줄여나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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